[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LG의 낙승으로 끝날 것 같던 5일 잠실 한화전. 7회 최진행의 홈런이 터지면서 묘한 분위기가 휩싸이기 시작했다. 한화는 LG 마운드를 흔들었다. 삼자범퇴의 깔끔한 처리는 없었다.
2018년 1차 신인 지명의 김영준이 9회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앞서 두 번의 경기에서 모두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이날 경기는 고졸신인투수에게 녹록치 않은 환경이었다.
실책과 포일, 그리고 안타 2개. LG는 한화에 4점차로 쫓겼다. 1사 1,2루의 계속되는 위기를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는 간극이었다. LG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마무리투수 정찬헌, 한 장이었다.
↑ LG 정찬헌이 5일 잠실 한화전에 9회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정찬헌은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정은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후 김민하를 1루수 땅볼로 유도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투구수는 총 6개.
LG의 7연승을 이바지한 정찬헌은 시즌 14세이브를 기록하며 선두 정우람(20세이브·한화)를 쫓았다.
마운드에 오르는 정찬헌은 투기를 모았다. 꼭 지키고 싶은 승리, 그리고 꼭 이기고 싶은 상대였다.
그는 “(김)영준이가 긴박한 승부에 투입된 것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했을 것이다. 내가 안타를 맞아 실점하면 어린 후배가 더 위축될 수 있다. 또한, 내가 한화전에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한화를 상대로)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집중을 많이 하며 공을 던졌다”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정찬헌은 한화전 3경기에 나가 2패 평균자책점 11.59(2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날이 한화전 첫 세이브였다. 이로써 데뷔 첫 전 구단 상대 세이브 기록도 두산전(2경기 평균자책점 0.00)만 남았다.
정찬헌은 “개인 3패 중 2패가 한화전이었다. 결과가 말해주듯 한화전에서 안 좋은 부분이 많았다.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믿었으나 그래도 장기적으로 (마무리투수가)특정 팀에 약하다는 것은 좋지 않다. (한화전에)더 편하게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한화를 상대로)더 빨리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정찬헌은 5월 20일 잠실 한화전 이후 6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네 번의 등판에서는 모두 세이브에 성공했다. 평균자책점도 2.83까지 낮췄다.
정찬헌은 이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개인 실점을 해도 상관없다. 실점하되 무조건 리드를 지키자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비록 실점하더라도 팀이 승리하는 과정을 지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한다”라고 전했다.
생각의 차이는 투구의 차이로 이어졌다. 정찬헌은 “삼진 등 어려운 승부보다 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공격적인 승부를 펼치고 있다. 최근 힘이 생겨 구속도 올랐다. 지금까지는 생각대로 잘 되고 있다. 날도 더 더워질 텐데 (체력 관리 등)멀리 내다봐야 한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더 좋은 결과를 얻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LG는 이날 한화를 꺾고 7연승을 달렸다. 시즌 두 번째 최다 연승이다. 그렇지만 8연승(4월 20일 마산 NC전~28일 잠실 삼성전) 당시보다 사기는 더욱 충만하다.
정찬헌은 “해(8연승)가 떴다가 비(8연패)가 내렸다가 다시 해(7연승)가 떴다. 이번에는 맑은 날씨가 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