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사직구장만 보면 부글부글 끓습니다.”
5년 만에 다시 부산에 온 사내가 있다. 이름은 이정담(27). 강원도 강릉출신인 그는 구리 인창고를 졸업한 2011년 신인 2차 9라운드 전체 69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은 이정담은 그렇게 부산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2년 만에 부산을 떠나야 했다. 병역을 이행하기 위해 경찰야구단 입단을 앞둔 2013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와이번스로 떠났다. 그리고 경찰청 복무 후 SK에 복귀해서 2016시즌 1군 6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2016년 기록이 이정담의 유일한 1군 기록이었다.
↑ 롯데 자이언츠 좌완 이정담. 5년 만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는 "다시 돌아와 좋다. 마음 편하게 기회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이정담도 “신기하다. 5년만에 다시 돌아왔는데, 상동이 많이 바뀌긴 했어도 익숙하다”며 웃었다. 롯데도 불펜에서 활약할 좌완 투수가 적기 때문에 이정담이 필요했다. 이정담은 “롯데로 돌아오면서 투구폼을 수정했다. 좌타자들이 공력하기 까다롭게 하기 위해서 팔각도를 낮췄다”며 “처음에는 공을 던지는 타이밍이 맞지 않아 구속도 안나오고 제구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정담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 12경기에서 9⅔이닝을 던져서 4홀드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 중이다. 그는 “내가 성격이 가만있지 못해서, 코치님들이 쉬라고 하는데도 운동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투구폼을 바꾸고 나서 공을 던질 때 좋은 느낌을 빨리 찾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투구도 참고를 많이 했다. 이정담은 “앤드류 밀러(클리블랜드)와 같이 팔을 낮춰서 던지는 좌완 투수들의 피칭을 많이 보면서 연구했다”고 말했다.
5월31일 두산과의 퓨처스리그 등판 이후 이정담은 쉬고 있다. 그는 “최근 들어 구속도 잘 나오고, 제구도 잡혔다. 느낌을 찾았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손가락을 다쳤다”며 웃었다. 쉬고 있는 이정담은 “이제 괜찮아졌다. 다시 공을 던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6시즌 1군에 등판하긴 했지만, 사직구장에서 던져본 적이 없는 이정담이다. 이정담은 “현재 사는 집이 사직구장 바로 앞이다. 상동에서 퇴근 후에 집에 있으면 함성 소리가 들린다. 그러면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다”고 말했다. 또 “중학교 1학년때 서울로 전학가면서 떨어져 살던 어머니와 같이 살고 있다. 이번에 부산에 내려 올 때 어머니도 강릉에서 오셨다. 14년 만에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는데, 밥도 챙겨주시고 너무 좋다. 어머니 때문이라도 더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정담은 “지난해 SK에서 ‘잘 해야겠다’라는 생각에 너무 많이 졸이면서 야구를 했다. 몸보다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아서 너무 힘들었다. 올해는 마지막이라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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