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러시아 카잔) 이상철 기자] 2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한국-독일전. 후반 51분 두 번째 환호성이 터졌다.
주세종(아산 무궁화)의 긴 패스를 받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빈 골문을 향해 툭 차 넣었다. 스코어는 2-0. 승부는 그걸로 끝났다.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 한국이 세계랭킹 1위 독일을 격파했다. 그리고 우승후보로 평가받던 독일은 사상 최초로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세계축구 역사에 길이 날을 순간이었다.
↑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는 꿈을 이뤘다. 그는 쐐기골을 터뜨렸다. 사진(러시아 카잔)=옥영화 기자 |
손흥민의 골은 한국축구 역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 개인 통산 월드컵 3번째 득점. 안정환, 박지성에 이어 한국인 월드컵 최다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경기수로 비교하면, 6경기만 뛴 손흥민이 단연 1위다. 안정환은 10경기, 박지성은 14경기에 출전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독일과 A매치를 뛰는 것은 내 축구인생의 꿈이었다. 특히, 월드컵에서 독일을 만나 이기고 싶었다. 오늘 승리는 나 혼자 이뤄낸 것이 아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득점 상황에 대해 "역습을 노렸다. 다들 그 작전을 인지하고 있었다. (주)세종이형의 패스가 좋았다. 난 그저 골문 앞에서 넣기만 하면 됐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독일을 이겼지만 1승 2패로 조별리그 탈락했다. 손흥민은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그렇지만 마지막 경기를 후회 없이 마쳤다며 기뻐했다.
손흥민은 “물론 아쉽다. 내가 바란 것은 지금 더 좋은 위치에 오른 것이었다. 조별리그 탈락으로 동료들의 좋은 능력을 전 세계에 더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독일을 이겼다.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다. 동료들에게 고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경기를 치를수록 경기력이 향상됐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손흥민은 “이대로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비록 졌지만 멕시코전을 잘 치렀다. 나뿐 아니라 다들 의지가 강했다. 경기 출전 여부를 떠나 서로 격려했다.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자신감 있게 뛴 게 큰 도움이 됐다”
끝으로 손흥민은 신태용 감독에 대해 “내게는 아버지 같은 분이다. 내게 기대하는 부분이 많은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감독님께서 고생을 정말 많이 하셨다. 비록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못 거뒀으나 내게는 정말 멋진 감독님이다”라고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