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두산 베어스의 허리와 뒷문을 단단하게 책임졌고, 이제는 미래를 키워내고 있는 정재훈(38) 두산 퓨처스 투수코치가 공식 현역선수 은퇴식을 가졌다. 우승에 대한 아쉬움, 갑작스러울 수밖에 없던 은퇴의 결정, 그리고 새 인생, 모든 것이 녹아있던 마지막 자리였다.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KIA의 경기. 이날은 평범한 주말 경기 중 하루였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지난 2003년 이후 2016시즌까지 두산 불펜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던 정재훈 코치를 위한 자리가 만들어졌다. 두산 측이 마련한 성대한 은퇴행사.
↑ 정재훈(사진) 두산 퓨처스 투수코치가 30일 잠실 KIA전에 앞서 은퇴식을 치렀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기자회견 자리에서 정재훈은 “코치가 된 지 몇 달이 돼서...울지는 않을 것 같다”며 “너무 소수의 선수만 특별하게 은퇴식을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저로서는 영광이지만 다른선수들에게도 (이러한 은퇴행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겸손한 마음부터 전했다. 정재훈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구단에 감사한다. 영광스럽다. 막상 (은퇴식에) 와보니 들뜬다. 사인회도 오랜만에 하다보니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 감회에 젖은 모습을 선보였다.
정재훈이 꼽은 기억에 남는 순간은, 두 가지. 첫 세이브를 올렸던 순간과 마지막 부상을 당하는 2016년 당시였다. 정재훈은 2016시즌 8월 타구에 팔을 맞아 그 이후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다만 당시 부상을 당했음에도 투혼을 발휘해 송구하는 모습이 그의 투혼을 상징하기도 했다.
↑ 이날 두산은 경기 전 정재훈을 위한 은퇴식 행사를 마련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정재훈은 “(은퇴를 결심했을 때는) 섭섭하고 상실감이 컸다. (야구가) 일이 됐고 인생처럼 느껴졌다. 순식간에 경력이 단절되다보니...”라면서도 “(스스로) 노력도 했지만 그것에 비해 더 잘 풀린 선수였던 것 같다. 일단 너무 감사드린다. 지도자가 됐기 때문에 두산이 꾸준한 강팀이 될 수 있도록 저 역시 밑거름이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날 정재훈은 경기 전 두산과 KIA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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