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절반 정도 지난 2018시즌. 한화 이글스의 행보는 반전 그 자체였다.
2일 경기는 패했지만 한화는 여전히 리그 2위다. 시즌 전을 생각한다면 모두에게 깜짝 놀랄 결과. 전반기 내내 대전 지역은 들썩였고 한화의 행보는 각종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아직 후반기가 남아 속단 할 수만은 없지만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수치적 효과 및 터닝포인트로서 한 해가 되는 등의 유의미한 성과는 이뤄낼 것이 유력하다.
지금까지 한화의 과정을 설명하는 대표적 표현으로는 반전을 꼽을 수 있다. 그만큼 예상 밖 결과가 많다. 우선 성적의 반전. 한화는 시즌 전 하위권 후보로 꼽히기 일쑤였는데 더 나아가 꼴찌 후보로도 거론됐다. 지난해까지 다소 혼란한 시즌을 보냈고 그 과정에서 베테랑들의 반전, 영건들의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어보였던 게 사실. 혹사, 새 동력 부재 등의 부정적 현상을 극복하기란 어려운 과제 같았다.
↑ 한화의 2018시즌 전반기는 깜짝 놀랄 반전으로 가득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두 번째로는 리더십의 반전이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한용덕 감독체제를 출범시켰다. 한 감독과 함께 장종훈, 송진우 등 한화 레전드 출신들이 코칭스태프를 이뤘다. 사령탑 초보 한 감독의 새 리더십이 어떤 효과를 보여줄지 관심사였는데 전반기 결과, 단순 성적을 넘어 수많은 스토리를 채우며 팀을 인기구단으로 거듭나게 했다.
수염을 기르기 시작하는 등 사령탑으로서 다른 리더십을 예고한 한 감독은 부드럽고 섬세하지만 강단 있고 굵직한 모습을 선보이며 색깔을 만들어갔다. 선수들과 격의 없는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실력과 메시지에 있어서는 단호하고 분명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처럼 보여도 필요한 순간, 베테랑들을 중용하며 신구조화에 큰 신경을 썼다. 자연스럽게 올 시즌 한화를 가장 잘 수식하는 표현도 신구조화다.
↑ 호잉(사진)은 올 시즌 한화의 복덩이 그 자체다. 사진=김재현 기자 |
정근우와 경쟁하는 신예 정은원, 자리 잡아가는 포수 지성준, 불펜 철벽으로 거듭난 서균과 박상원 등 올 시즌 한화는 이와 같이 새 얼굴들이 필요한 순간마다 등장하며 팀에 동력을 불어넣었다. 그간 기회를 꾸준히 이어가지 못하던 강경학은 폭발적인 등장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송광민, 정우람, 이용규 등 베테랑들도 신예에 뒤지지 않는 투혼과 열정으로 새 전성기를 이어갔다. 송진우 투수코치와 함께 제대로 달라진 한화 마운드 역시 한때 팀 평균자책점 선두를 달리는 등 환골탈태했다.
외인 세 선수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고비용에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외인농사. 한화는 올 시즌 성장형 외인을 모토로 이름값보다 다른 가치에 주목했다. 그렇게 영입한 키버스 샘슨과 제이슨 휠러. 특히 샘슨은 에이스를 맡아줘야 했지만 초반 볼넷남발과 불안한 제구로 한화의 계획을 어긋나게 했다. 다만 그때마다 한 감독은 샘슨에 대한 거듭 신뢰를 나타냈고 결국 적응을 마친 뒤 확 달라진 샘슨은 압도적 탈삼진 능력, 묵직한 구위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인성까지 칭찬이 자자하다. 샘슨을 향한 한화 팬들의 시선은 시즌 초반과 현재, 판이하게 다르다.
외인타자 호잉이야말로 반전의 핵심. 호타준족 외야수를 영입했다고 발표했지만 스프링캠프 당시 실력 면에서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러나 개막 후 호잉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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