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 트윈스는 지난해 마운드의 팀으로 불렸다. 그 정도로 마운드가 탄탄했는데 올 시즌은 전혀 딴판이다. 여전히 선발진은 긍정적이지만 불펜이 크게 흔들리며 수차례나 이길 경기를 헌납했다. 추격조는 물론 믿었던 필승조까지. 확 튀어나오는 선수가 없고 아직 이렇다 할 대안도 없는 현실이다.
든든한 마운드는 10개 구단 모두가 꿈꾸는 일이다. 물론 가장 어렵기도하다. 특히 허리와 뒷문 단속은 모든 구단을 매일 고민하게 만든다. 최근 KBO리그 흐름이 타고투저인데다가 투수들 경쟁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이와 같은 현상은 심화되는 추세다.
그런데 올 시즌 유독 LG의 불펜이 문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확실히 타 팀들에 비해 훨씬 고민이 두드러져 보인다. 기대를 뛰어넘는 팀 성적이 원인이겠지만 불펜 한정 눈에 띄는 하락폭 때문이고 근본적으로는 불펜에서 대안이 될 새로운 얼굴들 활약이 거의 없어서다.
↑ 임지섭(사진)조차 대안이 되지 못한 LG의 마운드 기대주들 현실이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SK는 다른 부분에 비해 불펜이 약한 편이지만 그럼에도 서진용 등 힐만 감독은 꾸준히 젊은 피 성장을 도우려 애쓰고 있다. 물론 박정배, 신재웅 등 베테랑들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으나 김태훈처럼 젊은 피들이 필요한 순간마다 역할을 해준다. 화수분의 팀 넥센은 주전 마무리 조상우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김성민을 비롯해 이승호 등 새 얼굴들이 부족함 없이 나와 줬다. 엄청난 부침을 겪고 있는 KIA조차도 최근 마운드는 불가피한 상황 속 새 얼굴들이 많이 중용되는 분위기. 기존의 김윤동, 임기준은 물론, 올 시즌 유승철, 문경찬 등 기대주들이 떠올랐다. 여기에 그 외 하위권 팀들조차 팀 성적과는 무관하게 한 두 명 정도의 불펜 새 얼굴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LG는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줄 불펜히어로가 없다. 새 얼굴이 확 튀어나와 어려운 상황을 이끌어주면 좋은데 기대에 못 미친다. 그러다보니 기존 자원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 김지용이 초반 철벽불펜 역할을 했고 정찬헌도 빠르게 세이브를 쌓았지만 이들이 흔들리니 전체가 무너지고 말았다. 진해수, 이동현, 신정락 정도가 불펜에서 역할을 해주는 자원들인데 지난해는 물론 최근 몇 년 중 가장 부진한 흐름이다. 임정우도 부상으로 올 시즌 나서지 못한다.
↑ 고우석(오른쪽) 등 올 시즌 LG 마운드는 영건들의 성장이 너무 더디다. 사진=MK스포츠 DB |
류중일 감독이 라인업을 크게 바꾸지 않는 성향이라고는 하나 위기의 포지션도 변화를 안 주는 것은 또 아니다. 특히 불펜에 있어서는 과감하고 적극적인 기용도 피하지 않는다. LG 기대주들이 기회를 못 받고 있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 그럼에도 팀의 바람과는 다른 전개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타 구단들이 불펜의 새 얼굴들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사이 LG는 김지용-정찬헌 등 기존자원이 다시 초반 구위로 돌아와 주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LG로서는 전반적인 성장시스템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1군 경기 중압감과 같은 요소도 있겠지만 야심하게 준
타격반전, 선발진 호투 등 이번 시즌 단단해진 LG, 불펜에서의 새 얼굴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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