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예능이 대세다. 2013년 방영 직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킨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우후죽순 생겨났다. '짠내투어' '배틀트립' '뭉쳐야 뜬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 대놓고 여행을 주제로 삼은 방송부터, 아이들만 배낭여행을 보낸다거나, 뮤지션들이 해외에 나가 길거리 공연 버스킹을 하는 등 주제도 다양해졌다.
이런 여행 예능의 공통점은 영상 속 출연자의 여정에 공감하고, 실행에 옮기려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꽃할배'를 비롯한 여러 여행 예능은 방영 직후 국내 해외여행시장의 트렌드를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이런 TV 프로그램이 여행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력은 얼마나 유효한 것일까.
현재 방영 중인 '꽃보다 할배 리턴즈'의 파급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시리즈는 독일 베를린을 시작으로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빈 등 동유럽 여정을 담았다. 첫 방송 이후 지난 15일까지 각 도시별 일평균 검색량은 방송 이전 일주일 동안의 동일 수치에 비해 최소 30% 이상 상승했다.
1~3회 에피소드의 주무대였던 베를린은 35.9%, 프라하 30.5%, 빈 37.8%, 잘츠부르크는 30.7%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평소 서유럽에 비해 비교적 낮은 인기도를 보이는 동유럽 국가 도시들의 검색량 상승폭이 같은 기간 서유럽 대표 도시인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의 상승폭 보다 약 20% 높게 나타났다. 이는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TV 방영이 인기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개성 넘치는 여행방법으로 인기를 구가 중인 '짠내투어' 역시 방송 전후로 여행지의 검색률이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일에 방송된 베트남 하노이편은 이전 일주일과 비교해 일평균 검색량이 29.1% 상승했으며, 방영 9일 뒤인 지난 15일까지의 일평균 수치는 약 40% 올랐다. 최근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하나인데도 불구하고 단기간 수치 비교에 있어 이와 같은 큰 상승폭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러한 경향은 평소 잘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 여행지가 소개됐을 때도 이어졌다. '미운 우리 새끼'는 지난 4월 가수 김건모가 일본 오키나와현의 이시가키 섬을 여행하는 모습을 그렸다. 해당 회의 방영 직후 검색량은 이전 일주일 동안의 일평균 대비 4.4%가 증가했고, 2월 방송에 소개된 삿포로의 경우에도 12% 증가했다. 이런 소도시들의 경우 상승 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단기간 동안 증가하는 검색량을 통해 여행지의 인지도를
최리아 호텔스컴바인 마케팅 이사는 "TV 프로그램은 여행지의 외적 아름다움과 고유의 문화를 한 번에 담아낼 수 있다"며 "출연진들의 다양한 스토리까지 녹여내 사람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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