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최근 KBO는 연장전이 펼쳐질 시 팀별 비디오판독을 1회 추가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 공개적으로 요청했고 올스타전 감독들이 모인 자리서 즉각 시행이 결정됐다. 현장에서 워낙 필요하다 목소리 높였고 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빠른 행정 처리는 박수 받을 만 했다.
그만큼 비디오판독의 중요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비디오판독이 KBO리그 경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 또한 사실. 그런데 그만큼 판정 후 비디오판독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다음 수순이 돼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21일 잠실 두산-LG 경기가 그랬다. LG는 경기 초반과 중반, 실점할 수 있는 장면과 도망갈 수 있는 장면에서 두 번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 LG로서는 경기결과를 떠나 21일 경기 초반 두 번의 비디오판독 찬스가 꽤나 의미 있게 사용됐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21일 두 번째 장면은 4회말이었다. 추가점을 올리며 신바람 탄 LG 타선. 주자 1,2루 찬스서 채은성이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렸다. 꽤나 깊었고 주자 모두가 홈을 밟았다. 문제는 타자였다. 2루에서 박빙승부가 이어졌고 첫 판정은 아웃. 공수교대가 될 수순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LG는 비디오판독 찬스를 썼고 판정은 세이프로 정정됐다. 언뜻 봐도 채은성의 발이 베이스에 닿은 게 더 빨랐다.
이날 LG의 초반 두 번의 비디오판독 장면 때는 심판진 콜이 나오기 전부터 정정 예측이 됐다. 1루 쪽 LG 팬들이 영상을 확인하고 큰 환호성을 질렀기 때문. 그만큼 팬들이 보기에도 확연하고 분명했다.
22일에는 창원에서 이와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NC와 넥센이 2-2로 맞서던 7회초. 무사 1,3루 찬스를 얻은 넥센은 이택근이 친 2루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 김재현이 홈으로 파고들었고 이때 NC 2루수 지석훈도 홈으로 바로 송구했다. 승부가 이뤄졌고 첫 판정은 세이프. 넥센이 앞서는 듯 했다. 그러나 NC의 비디오판독 요청이 있었고 느린 화면 결과 김형준(NC 포수)의 태그가 더 빨랐던 게 입증됐다. 판정은 번복됐다.
↑ 최근 KBO리그에서 비디오판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만약 ‘비디오판독이 없었거나 LG나 NC가 일찌감치 기회를 소진해버렸다면?’ 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결과는 다르게 흘렀지만 당시 순간만 해도 매우 결정적 순간에 나온 오심임이 분명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지만 워낙 결정적 순간들이다보니 최초판정에 있어 왜 더 정확한 판정이 나오지 않았을까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오심과 잦은 번복률에 예민할 심판들이기에 당연히 더 세심하게 봤을 터다. 그렇지만 매우 미세한 차이가 아닌 장면에서는 경험 많은 심판들이라면 충분히 캐치해 번복이 되는 것을 막는 게 가장 최선이 됐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경기시간은 더 길어지고 구단과 팬들 모두 ‘안 했으면 어쩔 뻔 했나’라고 혹시
공정성과 스피드업, 상호간 신뢰가 화두인 최근 프로야구계다. 선수들의 최선을 다한 플레이만큼 더 신뢰 받고 정확한 판정이 이뤄져, 비디오판독이 자연스러운 수순이 되지 않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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