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전·후반기 반전이 펼쳐지고 있는 프로야구 KBO리그다. 대표 투수가 팀 아델만(삼성)이라면, 대표 타자는 오재일(두산)이다.
오재일은 현재 두산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다. 1일 잠실 LG전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14-8 승리를 이끌었다.
2회 2루타로 반격의 시동을 덜었던 오재일은 7-7의 6회 1사 만루서 희생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7회 2점 홈런을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 두산 오재일은 1일 현재 후반기 타율 0.424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전반기 타율이 0.218에 그쳤다. 1군 엔트리 말소만 두 번이었다. 부진의 터널에 갇혀있던 그가 후반기 들어 180도 달라졌다. 두산 팬이 알고 있던 오재일로 돌아왔다. 1일 현재 후반기 타율이 0.424에 이른다. 안타 14개 중 장타가 8개(2루타 3개-홈런 5개)다.
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오재일은 표정이 밝았다. 스스로 생각해도 타격감이 좋다. 그렇지만 딱히 달라진 게 없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오재일은 “사실 전반기와 비교해 (타격 기술 등)달라진 점은 없다. 가장 큰 차이는 부담감이다. 마음이 편해지니 좋은 스윙을 하더라. 내가 갖고 있던 스윙을 함으로써 좋은 타구가 나오니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밝혔다.
오재일은 2016년과 2017년 3할 타율과 20홈런을 달성했다. 2시즌 동안 53홈런 181타점을 올려 두산의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다했다. 때문에 올해 기대가 컸다. 스프링캠프 준비도 잘했다. 개막전부터 홈런을 쳤다. 하지만 슬럼프가 일찍 찾아왔다. 문제는 탈출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재일은 “시즌 초반 슬럼프를 빨리 벗어나려고 이것저것 시도했다. 개인적으로도 올해 기대를 많이 했던 터라 마음이 너무 급해졌다. 그러니 야구가 더욱 안 됐다. 그냥 하던 대로 했으면 됐을 텐데”라고 했다. 그는 이어 “(베테랑이 됐지만 여전히)야구가 정말 어렵다. 잘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라고 토로했다.
오재일은 퓨처스리그에서도 딱히 두드러진 성적을 거두지 않았다. 퓨처스리그 7경기 성적표는 타율 0.115였다. 그는 “(1,2군 경기는)포인트가 다르다. 아무래도 부담을 내려놓게 된다. 그리고 연습량을 늘릴 수 있다. 그리고 이에 초점을 두고 경기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오재일은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 늦었지만 아주 늦지 않았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하려면,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
오재일은 “무더워 다들 힘들어 할 시기다.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전반기에 너무 부진했기 때문에 후반기에는 최대한 힘을 실어주고 싶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하니
그는 끝으로 “참 이상한 게 타격감이 좋아지니 실투가 많더라. 타격감이 안 좋을 때만 해도 실투가 없었는데. (사이클로)언젠가는 다시 내려가겠지만 이 오름세를 최대한 길게 가져가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