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치카랑) 이상철 기자] 이제부터는 지는 팀이 약팀이고, 이기는 팀이 강팀이다.
토너먼트 첫 판부터 만만치 않다. 고비마다 태극전사를 괴롭혔던 이란이 기다리고 있다. 서로 껄끄럽게 생각했지만 운명은 한국과 이란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란과 아시안게임 역대 전적은 3승 2무 4패. 출전 연령 제한 규정이 도입된 이래, 이번이 네 번째 격돌이다. 앞의 세 번(2002·2006·2010년)의 대결에서 웃은 것은 한 번(2010년) 밖에 없다. 모두 토너먼트였다. 그리고 이란에게 당한 그 쓰라림을 끝내 치유하지 못했다.
↑ 한국-이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 승리 후 구자철이 감정이 복받쳐 올라 눈물을 글썽이자 코치진 등 관계자들이 위로해주는 모습. 당시 구자철은 한국 2번째 골로 이란전 4-3 승리에 공헌했다. 사진=AFPBBNews=News1 |
너무 빨리 맞붙는다. 아시안게임 16강에서는 처음이다. 토너먼트 첫 상대치고 ‘센’ 상대이기는 하다. 8년 전은 중국, 4년 전은 홍콩이었다.
그렇지만 최종적으로 우승이 목표인 김학범호에게 이란을 가장 먼저 만난다는 부분이 꼭 부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 반등의 틀을 다질 수 있다.
냉정히 말해 순항과 거리가 있던 김학범호의 조별리그였다. 8골을 넣었지만 공격의 맥은 자주 끊겼다. 예상된 상대의 밀집 수비를 예상보다 뚫지 못했다. 잡음도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많아 작은 바람에도 팀은 크게 흔들렸다.
이란을 꺾고 8강에 오른다면 어떨까. 떨어진 사기를 끌어올리고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 주장 손흥민의 바람대로 더욱 단결된 ‘원팀’이 될 수 있다.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할 ‘자격’이 있다는 걸 입증함으로써 김학범호를 둘러싼 여론도 180도 달라질 것이다. 절벽 위에 서 있는 태극전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응원의 목소리는 조금씩 커지고 있다.
최근 이란을 만나면 아시안게임 우승을 하지 못했던 징크스도 이번 기회에 깨면 된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정상을 탈환하는 데도 36년의 기다림이 필요했다.
4년 전에도 조별리그를 마친 후 부정적인 평가가 끊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광종호는 16강 홍콩전 대승으로 모든 걸 바꿔놓았다. 지면 끝나는 토너먼트에서는 좋든 싫든 그
한편, 한국과 이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은 23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