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상철 기자] ‘4번타자’ 박병호(넥센)가 깨어났다. 박병호의 강력한 공격과 안정된 수비는 한일전 승리로 이어졌다.
박병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선동열호에서 4번타자의 중책을 맡았다. 예선 3경기 모두 4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대만, 인도네시아, 홍콩 등 몇 아래의 팀을 상대로 16타수 4안타로 타율 0.250에 그쳤다. 무수히 많은 찬스에서 침묵했다.
선동열 감독은 부담에 경직된 중심타선을 안타까워했다. 그 중 대표적인 선수가 박병호였다. 그래도 깨어날 조짐은 보였다. 예선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감을 회복했다.
↑ 박병호는 일본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시리즈 첫 경기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천정환 기자 |
부담을 조금 덜었을까. 하루 휴식을 취하고 가진 30일 슈퍼시리즈 한일전에서 박병호는 공-수에 걸쳐 활약했다.
선취점이 중요한 경기였다. 3회초 터진 김하성의 홈런이 결정타였으나 그 이전 박병호의 호수비가 승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1회초 1사 2루 및 2회초 1사 1,2루 기회를 놓친 한국은 2회말 첫 위기를 맞이했다. 투수 최원태가 팔꿈치 통증으로 제구가 흔들린 게 화근이었다. 2사 2루, 득점권에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마쓰모토 모모타로의 타구가 빠르고 날카로웠다.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빠지는 공을 박병호가 유연하게 잡아냈다. 그리고 1루를 향해 뛰어가는 최원태에게 정확히 송구했다. 선제 실점 시 꼬일 수 있던 흐름이었다.
박병호의 호수비 후 김하성의 홈런이 나왔다. 그리고 박병호의 홈런까지 터졌다. 한국은 3회초 솔로 홈런 두 방으로 일본에 원투펀치를 날렸다.
타격은 컸다. 승부는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 한국은 사타케를 흔들며 5회까지 5-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프로야구 선수로 구성된 한국과 사회인야구 선수의 일본은 ‘체급’ 차이는 뚜렷했다.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슈퍼라운드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했다. 물고 물리는 접전을 감안해 일본을 이겨도 2점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했다. 중국보다는 일본이 더 강하고 더 부담스러운 상대다. 게다가 12년 만에 성사된 아시안게임 야구 한일전이었다.
그 중요한 일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박병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병호는 5회초에도 선두타자로 안타를 치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솔로 홈런 세 방으로만 접수를 뽑던 한국은 박병호의 안타 이후 안치홍과 양의지의 안타, 손아섭의 땅볼 등을 묶어 2점을 추가하며 사실상 승기를
박병호는 이날 3안타(1사구 포함)를 몰아쳤다. 이번 대회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이다. 홍콩전에서 다섯 차례 출루했으나 볼넷이 3개였다. 박병호의 방망이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점은 아시안게임 야구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에게 긍정적인 요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