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코치 제안도 거절…평창올림픽 참가 좌절이 은퇴 영향준건 아냐"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러시아에서의 선수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빙상연맹 회장은 어제(5일, 현지시간) 안 선수가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가정 사정 때문에 러시아를 떠난다고 밝혔습니다.
크라프초프 회장은 "유감스럽게도 빅토르 안이 (선수) 경력을 마무리했다"면서 "가정 사정상 러시아에 남지도 않을 것이다. 아이를 한국에서 키우고 싶어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안 선수는 부인 우나리 씨와의 사이에 3살 난 딸 제인을 두고 있습니다.
크라프초프는 "러시아빙상연맹은 안 선수가 러시아 쇼트트랙에 기여한 공로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삶은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 (안 선수와) 다시 협력하게 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크라프초프는 타스 통신에도 "안이 선수 경력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코치로 일할 생각도 없다"면서 "우리는 그와 이 모든 대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무엇보다 가정 사정 등의 이유로 그렇게 결정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크라프초프는 "(평창)올림픽 참가 불허가 그에게 큰 충격이었던 것은 분명하나 그것이 은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안 선수는 처음부터 평창올림픽 출전 뒤에 은퇴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위원장 스타니슬라프 포즈드냐코프도 안 선수의 은퇴 소식에 안타까움을 표시했습니다.
포즈드냐코프는 "스포츠계 인사로서 많은 상과 올림픽 타이틀을 획득한 선수가 은퇴한다는 소식에 진심으로 유감을 느낀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한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포즈드냐코프는 "안 선수가 러시아의 쇼트트랙 발전을 위해 행한 모든 일과 눈부시고 기억에 남을 소치 올림픽에서의 활약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사의를 표했습니다.
안 선수는 현재 휴대전화를 끄고 연락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국적으로 3관왕에 오르며 '쇼트트랙의 황제'로 불렸던 안 선수는 국내 빙상계 파벌 논란에 휩싸이고 심한 무릎 부상으로 2010년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 출전권도 따내지 못하는 등의 시련을 겪다가 2011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뒤이어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스캔들에 연루돼 개인 자격으로도 평창에 가지 못했습니다. 안 선수는 금지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