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롯데의 3연승에는 정훈(31)이 꼭 있었다.
25일 사직 NC전(7-6 승)에서 2-7의 7회 2점 홈런을 치며 빅이닝을 예고하더니 하루 뒤(10-7 승)에는 7-4의 8회 2타점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장소를 서울로 옮겨 27일 고척 넥센전(8-6 승)에는 9회 이정후의 빠른 타구를 잡아 더블 플레이를 이끌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만약 그 타구가 빠졌다면 무사 2,3루였다. 정훈이 결정적인 수비를 해줬다”라며 흐뭇해했다.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반등을 이끈 정훈. 사진=김영구 기자 |
‘난 1루수다’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는 정훈도 왠지 ‘한 건’을 올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내가 경기에 뛸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채)태인이형이 1루수 수비를 워낙 잘하지 않은가. (그런데 9회 태인이형의 대주자로)갑자기 내가 나가게 됐다. (태인이형의)기운이 내게 살짝 왔다. 넥센 좌타자(고종욱-이정후)가 계속 타석에 서 내게 무조건 하나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정훈은 자신의 공이 크지 않다고 했다. 그는 “먼저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몇 점을 뒤지고 있어도 질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다. (이)병규형이나 다른 교체 선수들도 (언제든지 경기에 투입될)준비를 잘하고 있다. 그래서 난 부담이 별로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훈은 “물론 5,6점차 뒤지고 있으면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계속 이기고 있는 데다 앞에서 누군가 잘 치면 ‘혹시나’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누구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롯데의 3연승 기간 정훈은 한 번도 선발 명단에 포함된 적이 없다. 28일 경기에도 정훈의 이름은 없다. 경기 중반 뛰게 돼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 또한 어렵다. 그는 선배 이병규를 보며 많이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정훈은 “사실 타격감 찾는 게 가장 어렵다. 그렇지만 처음에 힘들었지, 계속 하니까 요령이 생긴다. 스윙을 작게 하거나 배팅 연습을 많이 한다. 특히 (이)병규형이 직접적으로 많은 조언을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눈으로)배울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3연승의 롯데는 5위 KIA와 승차를 2.5경기로 좁혔다. 실낱같은 가을야구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 롯데는 1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기회는 분명 있다.
포기하지 않았다는 정훈은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