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벼랑 끝에 몰린 한화가 기사회생하려면 타선이 ‘다이너마이트’가 돼야 했다. 그렇기 위해선 넥센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을 초반부터 공략해야 했다.
잔루 23개로 준플레이오프 전적 2패의 한화는 22일 3차전에 타순을 변경했다. 김태균이 시리즈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배수의 진이었다. 한화는 헤일, 샘슨을 제외한 모든 투수를 대기시켰다. 이번 한 판이 곧 마지막일지 모를 경기였다. 난타전도 불사했다. 결국 공격에서 실마리를 풀어야 했다.
↑ 사진(고척)=옥영화 기자 |
한용덕 감독은 “오늘은 모험을 걸었다. 수비가 불안하나 공격에 초점을 맞춰 점수를 내는 게 우선이다”라며 “경기 전 (김)태균이가 배팅 훈련을 하는데 타격감이 괜찮아 보이더라”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 감독의 바람은 빨리 이뤄졌다. 0의 균형을 먼저 깼다. 2회초 한화 타선은 이성열의 볼넷 후 김태균, 하주석, 최재훈이 연속 안타를 때렸다. 스코어 2-0. 한화는 이번 시리즈 들어 처음으로 두 점차로 리드했다. 특히 김태균은 팀의 첫 안타를 친 데다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활로를 뚫었다.
브리검은 흔들렸다. 볼이 많았다. 유인구에도 한화 타자들은 속지 않았다.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화는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김회성의 내야 땅볼은 3루수, 2루수, 1루수로 이어지며 삼중살이 됐다. 15년 만에 기록된 준플레이오프 2호 삼중살.
2점을 땄지만 아쉬움을 남긴 한화였다. 다이너마이트가 터지기 위해 심지에 불이 붙어야 했으나 그 전에 꺼졌다. 분위기도 한화로 완전히 넘어가지 않았다.
↑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브리검의 조기 강판도 없었다. 브리검은 5회초까지 66개의 공을 던졌다. 2회초(22개)를 제외하고 매 이닝 10~13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다.
한화 선발투수 장민재(4⅓이닝 2실점)가 역투를 펼치며 넥센 타선을 묶고 있었으나 아주 오래 버틸 수는 없었다. 추격의 실마리를 주지 않으려면 달아나야 했다.
그러나 5회초 무사 2루 기회를 놓치자마자 동점을 허용했다. 불펜을 먼저 가동했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오히려 답답해진 한화였다. 그때 다이너마이트의 뇌관을 터뜨린 이는 제라드 호잉이었다. 6회초 2사 볼카운트 2S서 브리검의 높은 속구(147km)를 때려 비거리 120m 아치를 그렸다. 2-2 균형을 깬 호잉은 2007년 플레이오프 2차전 송지만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홈런을 기록한 한화 타자가 됐다.
브리검은 공이 높아졌다. 그러나 한화는 더 이상 브리검을 흔들지 못했다. 2사 1루, 김태균은 헛스윙 삼진 아웃. 브리검은 7회도 삼자범퇴로 막으며 제 역할을 다했다. 7이닝 6피안타 1피안타 1볼넷 1사구 3실점.
브리검이 버텨준 사이 넥센은 6회말 이태양의 실책과 김범숭의 폭투로 ‘어부지리’ 3-3 동점을 만들었다. 한화의 브리검 공략은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 사진(고척)=옥영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