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막내’가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징크스를 깨트렸다. 한화를 밟고 플레이오프까지 오를 수 있던 데에는 고졸 신인 안우진(19)의 역투가 결정적이었다.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두 차례 등판해 빠르고 묵직한 공으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가 호투하는 사이 넥센 타선은 힘을 모아 승부를 두 번이나 뒤집으며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땄다.
넥센이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전4기다. 2013년(두산), 2015년(두산), 2016년(LG)에는 고배를 마셨다.
↑ 역투하는 안우진.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
5년 전에도 두 판을 먼저 잡고도 내리 세 판을 내줬던 악몽이 있었다. 때문에 넥센에게는 3차전 패배가 찝찝했다.
4차전도 불안했다. 선발투수 이승호가 초반 제구 난조를 보인 데다 타선도 박주홍을 공략하지 못했다. 3차전의 ‘리플레이’ 같았다.
넥센은 준비한 비기를 4회초 꺼냈다. 1-1의 1사 1,3루서 안우진을 투입했다. 1회초부터 몸을 푼 안우진은 힘차게 공을 던졌다. 하주석의 2루 도루 허용 후 김회성의 내야 땅볼로 3루 주자가 홈을 밟게 했지만, 그 외에는 허락하지 않았다. 정은원은 안우진의 150km 안팎의 속구에 잇달아 배트를 헛돌리며 아웃됐다.
넥센은 4회말 2사 만루서 김규민의 2타점 적시타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2차전의 데자뷰였다. 안우진이 첫 이닝을 잘 막은 후 곧바로 승부를 뒤집었던 넥센이다.
안우진은 그 리드를 지켜냈다. 한화는 5회초와 6회초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적시타를 치지 못했다. 안우진은 8회초까지 안타 4개를 맞았으나 그 중 3개가 내야안타였다.
2차전(3⅓이닝 5탈삼진)에 버금가는 탈삼진 퍼레이드였다. 4차전 안우진의 탈삼진은 5개였다. 7회초 1사 1루서 호잉과 김태균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는 것이 압권이었다. 이날 거의 홀로 넥센 마운드를 책임졌다. 불펜 필승조 선배들의 부담도 덜었다. 4회초 등판한 그는 9회초에도 마운드에 있었다.
2018년 신인 1차 지명으로 넥센에 입단한 안우진은 동기 중 유일하게 가을야구를 경험하고 있다. 엔트리 30명 중 막내다. 단순히 미래를 위한 경험을 쌓는 측면이 아니다. 안우진은 시리즈를 지배하더니 행운의 여신을 데려왔다. 승리투수만 두 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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