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18회 끝장 승부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팀은 보스턴 레드삭스가 아니라 LA다저스였다.
다저스는 28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6-9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벼랑끝에 몰렸다. 보스턴은 한 경기만 더 이기면 5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한다.
다저스는 다잡은 경기를 놓쳤다. 6회말 먼저 4점을 냈다. 1사 1루에서 저스틴 터너가 3루수 옆 빠지는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코디 벨린저가 1루수 앞 땅볼을 때렸는데 선행 주자를 아웃시킨 포수 바스케스가 1루에 던진 송구가 뒤로 빠지며 2루 주자가 홈까지 들어왔다.
↑ 켄리 잰슨은 이틀 연속 6아웃 세이브에 실패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이때만 하더라도 다저스가 쉽게 이기는 듯했다. 아니었다. 힐을 공략하지 못한 보스턴 타자들은 대신 다저스 불펜을 두들겼다. 7회초 2사 1, 2루에서 대타 미치 모어랜드가 라이언 매드슨의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우측 담장을 넘겨 4-3을 만들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8회 마무리 켄리 잰슨을 올렸다. 6아웃이 남은 상황에서 한 점 차 리드를 홀로 지키는 것은 그에게 너무 힘든 임무였다. 8회 스티브 피어스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 4-4 동점이 됐다.
9회에는 딜런 플로로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플로로는 브록 홀트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한데 이어 대타 라파엘 데버스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계속된 2사 만루 상황에서 구원 등판한 마에다 켄타는 스티브 피어스에게 우중간 가르는 주자 일소 2루타를 허용했다. 체념한 팬들이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듬성듬성 자리하고 있던 붉은색 옷을 입은 레드삭스팬들의 응원소리만 울려퍼졌다. 잰더 보가츠가 중전 안타로 한 점을 더했다.
↑ 9회초 브록 홀트가 안타를 때린 뒤 2루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결국 전날 경기에서 1이닝 이상 투구를 소화한 잰슨, 플로로, 마에다, 그리고 1차전부터 매 경기 등판했던 매드슨 등이 동반 붕괴하면서 다시 분위기를 상대에게 내주고 말았다. 반대로 보스턴은 3차전 네이던 이볼디의 희생으로 불펜이 더 좋은 상황을 맞이했고, 선발 로드리게스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하며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다저스에게 그나마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면 9회 등판한 상대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렐을 두들겼다는 것이다. 키케 에르난데스가 무사 1루에서 좌측 담장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때리며 격차를 좁혔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2호 홈런.
보스턴 선발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도 잘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