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제 기가 좀 안 좋긴 한데, 그 작은 기라도 도움이 될까요.”
3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넥센 선수단을 응원하는 이정후(20·넥센)의 간절한 한마디다.
이정후의 야구장 방문은 한화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 펼쳐졌던 지난 23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 허정협에게 기를 불어 넣은 이정후(왼쪽). 사진(고척)=천정환기자 |
27일과 28일 SK와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이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어깨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빠진 그는 더그아웃에 들어갈 수 없다. 때문에 이정후는 선수단과 동행하지 않았다.
장정석 감독은 “(경기도 화성시의)재활군에 가지 말고 집에서 푹 쉬라”고 이정후를 배려했다. 그러나 이정후의 응원에도 넥센은 두 판을 내리 졌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렸다. 이번에는 현장에 나타났다. 다만 이정후는 여전히 더그아웃에 갈 수 없다. 그는 선수 대기실에서 이택근과 함께 TV를 보며 힘을 불어 넣는다. 때로 선수 대기실로 들어오는 선수에게도 힘을 보탠다.
이정후는 “(활동 반경이 제한돼 있지만)TV로 보면서 열심히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비록 난 못 뛰지만 오랫동안 우리 팀의 경기를 보고 싶다. 그러니 오늘 경기부터 꼭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이정후는 “지금 내 기가 좀 안 좋다. 괜히 (동료들이)가져갔다가 다치지 않을 런지. 제발 (경기 도중 나처럼)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바람도 전했다. 작은 기가 모여 큰 기가 되지 않겠냐는 말에 그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듯 빙긋 웃었다.
이정후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 호수비를 펼쳤으나 왼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손상 진단으로 수술이 불가피하다. 그의 첫 가을야구도 끝났다. 11월 수술
그럼에도 이정후는 같은 상황이 주어져도 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유난히 부상이 잦았는데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제부터는 내가 조심할 수 있으면 조심해야 한다. 경기를 많이 나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건강’을 강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