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두산은 자칫 한국시리즈 연패에 몰릴 뻔했다.
최주환의 홈런 등으로 4-0까지 달아났지만 7회초 SK의 추격에 4-3, 1점차까지 쫓겼다. 3루수 허경민의 실책 후 후랭코프가 흔들렸다. 김강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데다 한동민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타석에는 최근 3시즌간 121개의 아치를 그린 최정이었다. 두산은 투수를 교체했다. 긴박한 상황, 마운드에 오른 것은 2년차 박치국이었다.
↑ 두산을 최대 위기에서 구한 2년차 박치국.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박치국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루킹 삼전 아웃 처리했다. 숨죽이며 지켜보던 두산 팬의 환호성이 터졌다. 최대 고비를 넘긴 두산은 8회말 3점을 뽑으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박치국은 “정규시즌보다 더 많은 관중이 오셨지만 마운드에 서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타자와 싸움에 집중만 했다”라며 “한 방을 맞으면 역전이었다. 못 막으면 두산 팬을 어떻게 볼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내 공과 야수의 수비를 믿고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뒤따랐다”라고 밝혔다.
자신감도 큰 힘이었다. 박치국은 “사실 삼진을 잡을 정도의 결정구는 아니었다. 내가 상상했던 그림도 삼진은 아니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정우람(한화) 선배가 룸메이트였다. 그때 조언한 게 생각나더라. 그 조언을 떠올리며 힘차게 공을 던졌다. 운이 많이 따랐다”라고 이야기했다. 박치국은 한국시리즈에 2경기 연속 등판했다. 두 번째 투수였다. 그리고 매번 위기 상황이다. 그렇지만 꿋꿋하게 잘 막아내고 있다. 그만큼 박치국의 팀 내 위상을 엿볼 수 있다.
박치국은 “결과가 좋아야 믿음을 주시는 거다. 솔직히 내가 이 같은 역할을 맡을지 꿈에도 몰랐다. 팀 내 좋은 투수가 많아 내가 필승조를 맡아도 되나 싶었다. 부담도 됐지만 아시안게임까지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이제는 긴장되지 않는다. 성장하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박치국은 마운드에 오를 준비가 돼있다. 7일부터 사흘 연속 한국시리즈가 펼쳐지는데, 3일 연속 등판도 끄떡없다.
박치국은 “1년 전만 해도 ‘내가 나갔다고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더 나가고 싶다. 책임감을 갖고 던져 팀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