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장원준(33·두산)은 올해 두 번째 FA 권리를 신청하지 않았으나 1년 후 행사할 수 있다. 절치부심의 2019년이 될 터다. 그렇지만 그 전에 그 앞에는 남극점 같이 추울 협상 테이블이 기다리고 있다.
“투수 FA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내 사례로 바꾸고 싶었다”던 장원준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뛴 네 시즌 동안 정규시즌 우승 2회, 한국시리즈 우승 2회-준우승 2회에 이바지했다. 두산은 장원준 가세 후 한국시리즈에 빠짐없이 올랐다.
지난 1월 인터뷰에서 “마지막이 좋지 않다면 부정적인 시선이 따를 수 있다. 하락세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그 때문에 두 번째 FA 준비가 첫 번째보다 부담감도 더 크다”라고 말했던 장원준이다. 그의 우려대로 그를 향한 시선은 긍정적이지 않다.
↑ FA 계약(4년)이 끝난 장원준은 재계약(1년) 협상을 해야 한다. 사진=김영구 기자 |
FA 계약의 마지막 해이자 두산에서 네 번째 시즌,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평균자책점 2위만 두 차례 했던 그는 내심 타이틀을 꿈꿨으나 2004년 데뷔 이래 가장 나쁜 9.92를 기록했다. 그가 의미 있는 기록으로 여겼던 연속 세 자릿수 승리(3) 및 탈삼진(46) 기록도 중단됐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두 차례 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했다. ‘빅 게임 피처’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지난해까지 그의 한국시리즈 통산 평균자책점은 0.77이었다.
결국 장원준은 FA 권리 행사를 1년 후로 연기했다. 두산 잔류다. 두산이 장원준을 보류 명단 제외를 할 가능성은 없다. 장원준은 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를 터다.
그러나 한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올 겨울에는 연봉 협상을 해야 한다. 그는 삭감 대상이다. 얼마나 깎일 테고, 이를 감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장원준의 연봉은 10억원이다.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7명 중 최고액이다. 또한, 팀 내 국내 선수 중 최고 연봉자였다.
지난겨울에는 삭감 관련 기록이 새로 쓰였다. 장원삼(7억5000만원→2억원), 이용규(9억원→4억원)는 각각 5억5000만원과 5억원이 깎였다. 역대 삭감 금액 1,2위의 불명예다. 이대수(3억5000만원→7000만원)도 삭감률이 80%였다. 박명환(90%)에 이은 역대 삭감률 2위였다.
장원준도 이들과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공이 있지만 협상의 기준은 2018년 성적이다. 리그는 물론 팀 내에서도 두드러진 성적이 아니다. 삭감 요인만 가득하다. 어느 때보다 무던히 노력할 테지만, 따뜻할 수 없는 장원준의 올 겨울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