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신 용역보고서를 토대로 대한체육회가 2쪽짜리 보도자료를 내놨습니다.
이렇게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도 대한체육회가 낸 보도자료는 가히 황당한 수준입니다.
중요한 내용은 쏙 빼놓고 스포츠계 성폭력이 줄었다는 자화자찬 얘기만 전면에 내세운 겁니다.
조일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대한체육회가 지난 8일 언론사에 배포한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 보도자료입니다.
이날은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를 성폭력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고 폭로한 날입니다.
제목은 황당하게도 '줄어들고 있는 스포츠계 성폭력'.
본문에선 선수와 지도자의 성폭력 경험이 2년 전보다 0.8%포인트 줄었다고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 인터뷰 : 이창훈 / 한남대학교 경찰학과 교수(연구책임자)
- "대한체육회도 외부의 질타나 이런 것들을 많이 걱정하긴 했을 겁니다. 그래서 보도자료에서는 그렇게만 나갔지…."
여기에 스포츠인권교육을 받을수록 폭력 가해 빈도수가 줄어든다며 자화자찬한 부분도 눈에 띕니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조사는 심 선수의 사건과는 별개로 진행된 조사이며, 홈페이지에 보고서 전문을 첨부했다고 궁색하게 변명했습니다.」
대한체육회의 축소지향적 모습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성추행 징계위원이 가해자를 감싸며 가해자가 내 동생, 내 오빠일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달라거나,
그런 이유로 영구제명을 하면 선수 지도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지난해 4월에는 한 선수의 성추행 폭로를 성희롱으로 축소해 피해 당사자의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 스탠딩 : 조일호 / 기자
- "올해로 창립 99주년을 맞은 대한체육회. 100년 대역사를 앞두고 연이어 터진 얼룩진 사고에 안일한 태도로,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일호입니다."
영상취재 : 강두민·박준영·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