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범 전 코치에게 성폭력 당한 사실을 공개해 스포츠계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국제대회에 출전하러 오늘(27일) 출국했습니다.
폭로 이후 처음 선수촌 밖으로 나왔는데, 담담하고 의연한 모습이었습니다.
김동환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모자를 눌러쓰고 검은 마스크를 한 심석희가 공항으로 들어섭니다.
다음 달 1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월드컵 5차 대회 출전을 위한 출국길.
심석희는 '미투' 폭로 후 처음 외부로 나온데다 오랜만에 대회를 앞두고 있어 다소 긴장한 듯했지만, 이내 동료와 편안히 이야기를 나누며 담담히 수속을 밟았습니다.
김예진, 김건희 등 동료의 익살스런 모습에 함께 웃기도 했습니다.
묵묵히 힘이 돼 주던 팬들도 배웅나와 심석희와 대표팀을 응원했습니다.
▶ 인터뷰 : 송경택 /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
- "우리 선수 모두가 하나로 웃으면서 밝게 준비했고요. 외부의 내용들과 다르게 선수들이 소통도 잘하고 대화도 잘하고 훈련 외에 다른 부분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잘해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마음을 담은 편지와 선물로 심석희를 격려했습니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긴 시간 혼자 눈물 흘리며 담아두었던 고통의 응어리를 녹여주고 싶다"고 위로하며 심석희가 좋아하는 초록색의 머플러를 선물했습니다.
"아직 출구가 보이지 않지만 응원에 힘입어 잘 찾아가겠다"고 답장한 심석희는 선물로 받은 머플러를 하고 씩씩하게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