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네딘 지단(47) 감독이 다시 한 번 위기에 처한 레알 마드리드를 구할 수 있을까. 분명한 건 3년 전보다 레알 마드리드의 상처가 심하다. 이번에도 완치시킨다면 그는 ‘만병통치약’이자 다시 한 번 전설적인 지도자로 올라설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12일 오전(한국시간) 지단 감독과 다시 손을 맞잡았다. 계약기간은 2022년 6월 30일까지다.
감독 교체는 시즌 내 두 번째다. 그만큼 레알 마드리드의 현 상황이 좋지 않다. 라 리가 3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및 코파 델 레이 준결승 탈락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선수단 불화까지 또 터졌다. 그 최악의 상황이 일주일 내 펼쳐졌다.
↑ 위기에 처한 레알 마드리드는 3년 전처럼 지네딘 지단 감독 카드를 꺼냈다. 이번에도 해피엔딩일까. 사진=ⓒAFPBBNews = News1 |
레알 마드리드는 추락했다. 팀 안팎에서 더 이상 이대로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구원의 빛을 찾아다녔다.
지단이 긴급 투입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16년 1월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처음 잡았을 때도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 경질 직후였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상당히 어수선했다. 베니테스 감독은 선수단 장악에 문제를 드러냈으며, 여론도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코파 델 레이에서는 부정 선수를 출전시켰다가 몰수패로 32강 탈락했으며 바르셀로나와 엘 클라시코에선 0-4 대패까지 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지금보다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다. 베니테스 감독 체제 성적표는 17승 5무 3패였다.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무패로 통과했으며 라 리가에서도 선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승점 4차 뒤진 3위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가레스 베일의 BBC 삼각편대도 건재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호날두가 없다. 팀도 체질 개선에 실패했다. 지단 감독은 지난해 5월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면서 “팀이 지속적으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목소리, 또 다른 방식 등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지만 팀은 정체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감독의 무덤이다. 끝이 아름다웠던 이는 조제 무리뉴 감독과 지단 감독 정도였다. 지단 감독이 떠난 후 10개월 동안 두 명의 지도자가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야 했다.
지단 감독도 재임 기간 탄탄대로를 겪은 건 아니었다. 초보 감독이었다. 하지만 그는 정면 돌파로 이겨냈으며,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우승트로피만 9개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3년 전보다 더 엉망이지만 지단 감독이기 때문에 기대가 큰 것이다. 지단 감독도 취임일성으로 명가 재건을 강조했다. ‘제 위치’로 돌려놓는 게 그의 할 일이라는 것이다. 그 위치는 당연히 ‘챔피언’이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지단 감독을 다시 임명하면서 “세계 최고의 감독이 마드리드로 돌아왔다. 당신이 우리와 다시 함께 하게 돼 자랑스럽다. 당신이 곧 클럽의 위대함을 대표한다”라고 환영했다.
지단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화려한 선수 시절을 마쳤으며 단장, 수석코치, B팀 감독을 거쳐 A팀 감독으로 황금기를 열었다. 그는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이었다. 그 신화가 깨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는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을 택했다.
지단 감독이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건 2019-20시즌부터 3시즌이다. 2018-19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라 리가 11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선두 바르셀로나에 승점 12차까지 뒤져 우승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5위 알라베스에 승점 10차로 앞서 2019-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 미션은 크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올 여름 레알 마드리드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큰 폭의 선수단 변화가 예측된다. 막대한 이적 자금을 마련해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에당 아자르(첼시),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
지단 감독은 흔들리는 레알 마드리드를 안정시킬까. 그리고 또 한 번의 신화를 창조할까. 그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또 한 번 업적을 만든다면, 역대 최고의 선수이자 역대 최고의 감독 반열에 오를 것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