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바뀐 골프 규정에 따라 퍼트할 때 깃대를 그대로 두고 하는 선수들이 국내·외 투어에서 자주 눈에 띕니다.
특히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가 된 고진영(24)은 깃대를 뽑지 않고 퍼트를 하면서 올해 퍼트 관련 지표가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옵니다.
고진영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라운드 당 퍼트 29.9개로 91위였으나 올해는 29.2개를 기록하며 14위로 껑충 뛰었습니다.
라운드당 0.7개가 줄어 4라운드로 환산하면 한 대회에서 2.8타 정도를 퍼트로 줄였습니다.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에서도 고진영은 지난해 평균 1.778개로 23위였는데 올해는 1.698개로 2위가 됐습니다.
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필드의 물리학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도 유명한 '깃대 퍼트' 옹호론자입니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하며 '슈퍼 루키'로 주목받는 조아연(19)도 깃대를 그대로 두고 퍼트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러나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20일 '깃대를 뽑아라! 퍼트할 때 깃대는 도움이 될 때보다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 골프팀과 협조해 실험한 결과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이 매체는 "퍼트를 아주 잘 하는 사람이라도 깃대 정 중앙을 맞힐 확률은 27.6% 정도"라며 "나머지 72.4%는 깃대의 중앙을 때리지 못하는데 이 경우는 대부분 퍼트 성공률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고 보도했습니다.
2.5피트(80㎝) 거리의 퍼트는 30차례 실험에서 깃대의 유무에 상관없이 모두 성공했으나 4.5피트(1.4m) 거리에서는 차이가 났다는 것입니다.
퍼펙트 퍼터라는 퍼트 연습용 기구를 사용한 실험에서 깃대를 뽑고 퍼트했을 때의 성공률이 90%에 달했으나 깃대를 그대로 둔 채 퍼트를 했을 때 성공률은 45%로 내려갔습니다.
또 PGA 투어 상위권 선수들의 경우라 하더라도 20∼25피트 거리 퍼트에서 깃대 중앙을 맞힐 확률은 3.3%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그 정도 거리에서 깃대를 꽂은 채로 퍼트했을 때 이득을 볼 확률은 매우 낮다는 것이 골프다이제스트의 조언입니다.
바람이 불면 깃대가 휘어지는데 이 경우에도 홀의 특정 구역이 다소 넓어지긴 하지만 그렇게 큰 차이가 없고, 반대편은 좁아지기 때문에 아예 깃대를 뽑는 것이 더 낫습니다.
그러나 '깃대 퍼트'를 선호하는 디섐보는 "두바이
그는 골프다이제스트와 인터뷰에서 "목표를 명확히 해주는 시각적 영향이 있다"며 "깃대를 두고 퍼트했을 때 도움을 받을 확률은 실험에 의한 결과보다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