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오래 지속된 타고투저, 매번 참사로 대변되는 마운드 대량득점 경기, 여기에 쓸만한 투수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공통된 의견. 이처럼 KBO리그는 투수 때문에 울고 웃는다. 그런 아쉬운 현실서 지난 8일은 굉장한 의미를 남겼다. 기대할 만한 투수들의 호투가 전국에서 펼쳐졌다.
8일은 완봉의 날, 혹은 투수들의 날로 기억될 지도 모르겠다. 태평양 건너 류현진(LA 다저스)이 오전 완봉승 낭보를 전하더니 분위기가 KBO리그에도 이어졌다.
시작은 베테랑투수 윤성환(삼성)이었다. 그는 공 99개로 NC 상대 9이닝 무사사구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윤성환은 상대투수 드루 루친스키(NC)의 호투까지 더해지며 팽팽한 투수전을 선보였다. 경기는 올 시즌 가장 빠른 단 2시간 만에 끝났다. 올 시즌 첫 무사사구 완봉승. 선발투수는 물론 이제 투수로서 입지 자체가 줄어가던 윤성환의 가치를 살려주는 완벽투였다. 윤성환은 베테랑으로서 자신의 존재감 그리고 투수란 무엇인지 그 품격을 증명했다.
↑ 키움 좌완영건 이승호(사진)가 8일 고척 LG전에 선발 등판해 데뷔 첫 완봉승 감격을 누렸다. 사진=김재현 기자 |
완봉승은 윤성환, 이승호의 몫이었지만 이에 뒤지지 않는 호투도 이어졌다. 돌아온 에이스 양현종(KIA)이 7이닝 1실점으로 자신의 부활을 알렸으며 맞붙은 라이징스타 이영하(두산)도 뒤지지 않는 8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이끌었다. kt가 주목하는 우완 영건 김민도 6이닝 2실점으로 팀 탈꼴찌를 이끄는 시즌 첫승을 따냈고 에이스같은 5선발 문승원(SK)도 변함없는 활약으로 팀 승리를 만들었다.
↑ 완봉승은 아쉽게 놓쳤지만 두산 우완영건 이영하(사진)도 8일 8이닝 무실점 호투로 존재감을 널리 알렸다. 사진=김재현 기자 |
현장은 “투수가 없다”고 매일 하소연한다. 투수들의 실력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연일 높다. 현실적으로 맞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8일은 소위 완봉의 날이었고 또 투수의 날이었다. KBO리그의 올바른 방향과 희망이 전해진 날이기도 했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