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휴스턴) 김재호 특파원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할 수 있는 중요한 홈런을 도둑맞았지만,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헌터 펜스는 '쿨하게' 대응했다.
펜스는 10일(한국시간)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초 1사 1, 3루에 타석에 들어서 상대 마무리 로베르토 오스나를 상대로 우익수 방면 잘맞은 타구를 때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였다. 그렇게 우측 담장을 넘어갈 것 같았는데 휴스턴 우익수 조시 레딕이 펜스 위로 팔을 뻗어 공을 잡았다. 휴스턴 입장에서는 팀을 구하고, 텍사스 입장에서는 역전 기회를 놓치는 캐치였다.
↑ 헌터 펜스는 9회 결정적인 상황에서 홈런을 도둑맞았다. 사진(美 휴스턴)=ⓒAFPBBNews = News1 |
이어 등장한 펜스는 우드워드 감독보다는 아쉬움이 덜한 모습이었다. 상대가 타구를 잡은 순간 첫 반응을 묻는 질문에 "와우!"라고 답했다. "내가 할 일은 공을 잘 보고 최대한 강하게 때리는 것이다. 여기는 빅리그다. 그는 최고의 외야수다. 이전에도 그런 수비를 여러 차례 했던 선수다. 최고 레벨에서 경기를 하면 이런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라며 의연하게 대처했다.
당시 3루에 있던 추신수는 태그업을 하지 않고 홈으로 달렸다가 레딕이 타구를 잡은 것을 본 뒤 서둘러 3루로 돌아와야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더그아웃에서 두 선수가 대화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추신수는 아쉬운 표정으로 뭔가를 말하고 펜스가 웃으면서 그의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이었다.
펜스는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 "추신수가 태그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나에게 사과했다. 나는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동료의 사과도 쿨하게 받는 모습이었다.
펜스는 "타구가 가는 방향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다. 나는 그저 내 타석에서 보여주는 내용을 컨트롤하고 있다. 강하게 때린 타구가 잡히기도 하고,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기도 한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이번같이 중요한 상황에서 타석에서 좋은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쿨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 펜스의 홈런 타구를 담장 위에서 잡은 레딕의 모습. 사진(美 휴스턴)=ⓒAFPBBNews = News1 |
우드워드 감독은 "정말 대단하다. 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뭔가 대단한 것을 기대하게 만든다"며 펜스에 대해 말했다. "스스로 기회를 얻었다. 매 투구 강한 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매
펜스는 "어떤 상황이든 편안하고 준비된 느낌이다. 지금은 아주 스윙에 대한 감이 좋다. 계속해서 좋은 스윙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 대해 말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