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라이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역대급 '대포 대결'을 벌인 텍사스 레인저스, 승부를 가른 것은 작은 것이었다.
텍사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 시리즈 두 번째 경기에서 9-8로 이겼다.
이날 경기에서는 무려 9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이러헤 많은 홈런이 나온 것은 지난 2010년 8월 14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텍사스의 경기 이후 처음이다.
승부를 가른 것은 홈런이 아니었다. 9회말 상대 마무리 로베르토 오스나를 상대로 1사 이후 엘비스 앤드루스가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도루로 득점권에 진루했다. 이어 조이 갈로가 볼넷을 골라 주자를 모았고, 2사 1, 2루에서 대니 산타나의 중전 안타가 타졌다. 상대 중견수 조지 스프링어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잡지 못하며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 텍사스는 4점차 열세를 극복하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美 알링턴)=ⓒAFPBBNews = News1 |
추신수도 이 생각에 동의했다. "시즌 초반 좋은 투수들을 상대로 이겼을 때 그런 방식으로 이겼을 것"이라며 운을 뗀 그는 "홈런도 홈런이지만, 상대 투수가 공을 많이 던지게 하고, 볼넷으로 출루하고 이런 상황으로 많이 이겼다. 선수들과도 '작은 것에서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작은 것부터 신경쓰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 결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작은 것부터 신경 쓴 결과, 텍사스는 4점차 열세를 극복했다. 추신수는 "많은 관중들이 어렵겠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선수들도 4점차로 벌어진 상황에서 쉽지는 않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한 점, 두 점 작은 것부터 시작하다보니 따라가게 됐다"며 이날 극적인 승리의 비결에 대해 말했다.
모두가 이날 행복했던 것은 아니다. 이날 5 1/3이닝 7피안타 3피홈런 2볼넷 3탈삼진 7실점(6자책)을 기록한 선발 제시 차베스는 "그런 상황에서 그런 공을 놓치면 안 된다"며 랍 드레이크 주심의 판정에 대해 공개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스트라이크에) 정말 가깝다고 느낀 공들이 있었다. 오늘 경기 플레이트 양쪽으로 제구가 정말 잘됐었다. 그런 공을 계속해서 놓치게 되면 문제가 되기 마련"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2회초 투구가 끝난 뒤 쓰고 있던 안경을 벗어 주심을 가리키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 행동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안경이 필요할 거 같아 그랬다"고 답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그런 문제에 대해 너무 절망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한다. 차베스는 감정 통제를 잘하는 선수다. 오늘 그는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을 탓하지는 않겠다. 상대는 상대하기 힘든 팀이고, 특히 불리한 카운트에서는 조심해야 했다. 정교한 핀포인트 제구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잘 싸웠고 6회를 거의 막을 뻔했다. 그에게는 절망스러운 하루였다"며 차베스의 투구에 대해 말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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