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동형 기자
‘큰 무대’를 대비해 베테랑 투수를 수집하는 차명석(50) LG 단장의 승부수는 통할까.
송은범(35)은 LG로 이적한 베테랑 투수 3호다. 시즌 개막 전 심수창(38), 장원삼(36)과 계약하더니 트레이드로 송은범을 영입했다.
한 시즌에 30대 중후반 투수 3명을 영입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위험부담도 많다. 여러 팀은 ‘리빌딩’을 강조하며 베테랑과 거리를 두기도 한다. LG는 다른 팀과는 분명 다른 길을 걷고 있다.
↑ 송은범은 28일 한화에서 LG로 트레이드됐다. LG는 송은범의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복합적인 사정이 있다. LG 마운드는 젊은 축에 속한다. 심수창, 장원삼, 송은범 외 기존 자원 중 맏형이 류제국(36)이다. 류제국은 지난해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차 단장은 미래에 새 판을 짤 준비를 하고 있다. 그 공백을 메우면서 젊은 선수의 성장에 도움을 줄 베테랑의 경험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베테랑 투수 영입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건 아니다. 냉정히 말해 심수창과 장원삼은 전반기까지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28일 현재 심수창은 28일, 장원삼은 45일만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등록보다 말소 일수가 더 많다.
심수창은 4경기 1승 평균자책점 5.59에 그쳤으며, 장원삼도 8경기(선발 3회) 2패 평균자책점 7.98을 기록하고 있다. 장원삼의 평균자책점은 데뷔 이래 가장 높다. LG가 선발진에 어려움이 따랐을 때 호출을 받았으나 3번의 기회를 모두 살리지 못했다.
LG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또 1명의 베테랑 투수를 영입했다. 신정락(32)을 한화에 내주면서 송은범을 선택했다. 한화가 적극적으로 신정락을 요구하자, LG는 다양한 카드를 맞추다가 송은범과 1대1 트레이드로 성사시켰다.
류중일(56) LG 감독은 송은범에 대해 “좋은 투수다”라고 운을 뗀 뒤 “지금은 구속이 떨어졌어도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많이 던진다. 장타 허용도 적고 땅볼 유도를 잘해 우리와 잘 맞을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송은범은 올해 37경기 3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5.14로 지난해(68경기 7승 4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50)보다 부진하다.
LG가 기대하는 건 2018년의 송은범이다. 투심 패스트볼의 각도만 조정하고 최일언(58) 투수코치의 지도를 받으면 충분히 제 실력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의 ‘집’인 잠실야구장은 투수 친화적인 구장에 속한다.
불펜 강화는 LG의 과제다. 지난해 불펜이 붕괴하면서 최악의 후반기를 보낸 LG다. 송은범의 트레이드는 정우영(20)의 부상 영향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승리조를 강화하는 차원이다. 클로저 고우석(21)을 비롯해 정우영, 진해수(33), 문광은(32) 등에 송은범이 가세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궁극적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LG에게 송은범의 풍부한 경험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자산이다. 송은범은 가을야구에 강했다.
SK 시절 여섯 시즌이나 한국시리즈를 경험하면서 통산 3승 1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08로 활약했다. 송은범은 SK 왕조 건설의 주역이었다. 지난해 한화 소속으로 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류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제대로 붙으려면, 경험이 많은 (송)은범이와 함께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그 경험은 심수창, 장원삼에게도 해당하는 부분이다. LG의 베테랑 투수 영입 전략은 어떤 결말로 이어질까. sportska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