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노기완 기자
롯데가 떨고 있다. 꼴찌 탈출이 요원하건만 하필 SK를 만난다.
10위 롯데는 20과 21일 1위 SK와 문학 2연전을 치른다. 두 팀의 승차는 무려 30.5경기다. SK는 74승 1무 40패로 시즌 내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2승 2무 69패의 롯데보다 32번을 더 이겼으며 29번을 덜 졌다.
선두라서 무서운 게 아니라 천적이라서 피하고 싶을 뿐이다. 롯데는 SK와 시즌 전적에서 2승 10패로 일방적으로 밀렸다. 상대 팀별 전적에서 가장 열세다.
↑ 롯데 자이언츠는 SK 와이번스에 10연패 중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문제는 ‘흐름’이다. 롯데는 4월 2일과 3일 사직 경기에서 두 판을 이겼을 뿐, 이후 10경기를 내리 졌다. 남은 4번의 대결마저 모두 패할 경우, 14연패가 된다.
14연패는 롯데에게 악몽 같은 기록이다. 3년 전 특정 팀(NC)을 상대로 14연패를 경험한 적이 있다. 아물지 않은 상처이고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다.
감독이 교체돼도 천적 관계는 깨지지 않았다. 공필성(52) 감독대행 체제로 처음 상대한 팀도 SK였다.
롯데는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가진 SK와 사직 3연전에서 모두 고개를 숙였다. 7월 마지막 주말에는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SK전 18이닝 연속 무득점이다.
롯데는 그 이후 8승 8패를 기록했다. 전반기보다는 낫지만 딱히 두드러질 정도는 아니다. 16일 사직 한화전부터 18일 잠실 두산전까지 3연패를 하며 보름 만에 다시 최하위로 추락했다.
타자와 투수 모두 크게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의 후반기 타율은 0.256으로 전반기(0.257)와 크게 차이가 없다. 게다가 후반기 들어 타격감(0.333)을 되찾던 손아섭(31)은 허리 염좌로 이탈했다.
마운드의 높이는 여전히 낮다. 평균자책점은 전반기 10위(5.18)에서 후반기 7위(4.88)로 3계단이 올랐으나 실책(16)이 많아 자책점(90)이 적었을 뿐이다. 실점은 106점으로 한화(110점) 다음으로 많았다. 더욱이 롯데는 한화보다 1경기를 덜 치렀다.
롯데는 20일 ‘변칙카드’를 꺼냈다. 18일 잠실 두산전 선발투수였던 브룩 다익손(25)을 또 선발 등판시킨다. 김성근 전 한화 감독 시절에나 했던 방법이다.
전 SK 투수였던 다익손의 SK전 평균자책점은 4.91이다. 그나마 조기 강판은 없었으며 홈런도 허용하지 않았다. dan0925@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