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난 LG 선수 이전에 LG 팬이었다. LG 팬의 과분한 사랑만으로도 감사하다.”
현역 은퇴 경기를 앞둔 이동현(36·LG)은 19년간 받은 사랑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2001년 LG에 입단해 줄곧 한 팀에서 뛰었던 이동현은 29일 은퇴식을 갖는다. 이날 잠실 두산전은 이동현의 701번째 경기이자 현역 마지막 경기다.
↑ 이동현이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가진 은퇴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SK와 공동 1위에 오른 두산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경기여서 더욱 관심이 커졌다. 이동현은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동생들을 믿는다. 1경기도 허투루 한 적이 없다. 은퇴 경기인 만큼 여느 때보다 전력을 다해 공을 던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LG에 인대를 바쳤다”는 말처럼 이동현은 LG를 위해 헌신했다. 세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으나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700경기에 출전해 910이닝 53승 47패 113홀드 41세이브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특히 2002년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이바지했다. LG의 21세기 최고 성적이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이동현이 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다.
이동현은 “많은 팬은 당시 너무 많은 공을 던진 거 아니냐고 걱정하시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중요한 임무를 맡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었다. 오히려 내가 더 몸 관리를 잘 해서 한 타자라도 더 잡아 1점이라도 덜 실점할 걸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2002년 LG를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님께서 연락을 주셨다. 어리게만 느꼈던, 불사조 같던 선수가 은퇴하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하셨다. 통화를 나눴는데 코끝이 찡했다.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이동현은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표현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그저 LG에서 오랫동안 뛴 선수인데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표현이 과분하다. 내가 대기록을 세운 것도 아니고 국가대표로 활약한 적도 없다. 700경기를 뛰었으나 누구든지 열심히 하면 나 이상으로 할 수 있다. 아마 수술 후 내 발언 때문에 LG 팬이 애정을 주는 것 같다. 그 사랑만으로도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동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는 LG밖에 없다. 그는 더 오랫동안 LG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지 않았으나 숨은 조력자처럼 뒤에서 열심히 돕겠다고 했다.
이동현은 LG를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했다. 순수한 마음이다. 일례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0만 관중 돌파 기원 글을 올리기도 했다.
홈 2경기를 남겨둔 LG는 올해 홈 관중 96만3358명을 기록하고 있다. 100만 관중 돌파 시 2010년 이후 10년 연속이며 올해 10개 팀 중 유일한 기록이다.
이동현은 “내가 생각한 은퇴식은 700경기를 뛴 8월 22일 잠실 NC전이었다”라며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이 SNS에 10년 연속 100만 달성 기원이었다. 그 글이 내 본심이다. LG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글을 올렸다. LG 선수이지만 오랜 LG 팬이자 LG 선수 팬이었다. (달성한다면) 팬과 팀에 명예로운 기록 아니겠는가”라고 전했다.
LG는 일찌감치 4위를 차지했다. 오는 10월 3일 5위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갖는다. 그러나 이동현의 가을야구는 2016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멈췄다.
이동현은 “가을야구는 후배들이 내 은퇴를 위해 준 선물이다. 덕분에 명예롭게 은퇴하는 것 같다. 물론 유광점퍼를 입고 같이 뛰면 좋겠지만, 박수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이동현은 프로야구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그는 “관중이 감소하는데 여러 가지 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