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고우석(21·LG)에게 잊지 못할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다.
고우석은 3일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2점 차 리드를 지키러 등판했다가 1사 만루 위기까지 몰렸다. 장타 하나면 역전이었던 상황에서 힘겹게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하이라이트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봤다는 이정후(키움)는 “(고)우석이가 많이 긴장한 것 같더라”며 웃었다. 이에 고우석은 “(이)정후가 미디어데이에 참가해 너무 기분 좋으니까 그런 말을 한 것 같다”라며 핀잔을 줬다.
↑ LG 고우석이 3일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9회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1사 만루 위기에 몰린 그는 박석민, 노지혁을 범타로 처리하며 LG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천정환 기자 |
긴장하지 않은 건 아니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렇지만 위기에 몰리자, 그는 긴장하지 않았다. 자신감이 가득했다.
6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만난 고우석은 “점수를 주기 싫었다. 가운데를 보고 공을 던졌는데 공이 가운데로 안 가더라. 운이 좋았다”라며 “빗맞은 안타로 1사 만루가 되니까 오히려 긴장이 풀리더라. 부담감이 자신감으로 바뀌어 공격적으로 공을 던졌다”라고 회상했다.
고우석에게 포스트시즌은 또 다른 재미다. 그는 “많은 LG 팬이 응원해주니까 즐겁다. 마운드에 서 있을 때, 다 같이 내 이름을 연호하는데 (목소리 하나하나가) 다 들린다. 마치 이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기분이 든다”라며 “아마 LG 팬이 더 긴장한 것 같다. 그래도 짜릿한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LG가 고우석 카드를 아끼며 세 판을 연거푸 대승을 거두는 건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
그는 “내가 안 나가고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다. 그래도 한 번 가을야구를 경험해보니 (재밌어서) 계속 등판하고 싶다”라며 “팀 승리가 우선이다. 1차전이 가장 중요한데 오늘 꼭 이겨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