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고척돔에 입성한 김경문호를 반긴 건 워익 서폴드(29·한화)의 불참 소식이었다.
호주 대표팀으로 발탁된 서폴드는 오는 11월 6일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 C조 1차전에서 한국을 상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그는 교체되면서 내달 고척돔에 등판할 일이 없어졌다. 고민거리가 하나가 사라진 김경문호도 웃었다.
호주는 김경문 국가대표팀 감독을 포함해 선수들이 가장 경계하던 팀이다.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권과 얽혀있는 데다 프리미어12의 첫 번째 상대였다.
↑ 김경문 감독(사진)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훈련을 가졌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첫 단추를 잘못 꿰맬 경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2013년과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경험했다. 2년 전 고척돔 참사를 겪은 선수도 7명이나 남아있다.
대표팀 훈련 중에는 전광판을 통해 호주 리그 경기 영상을 틀었다. 호주 야구를 자연스럽게 파악하기 위함이다. 김 감독은 특히 호주 투수에 더 신경이 쓰였다. 눈에 띄는 호주 투수가 보일 때마다 꼼꼼하게 체크했다.
점수를 얻어야 이길 수 있는 만큼 어떻게 투수를 공략하는 지가 중요하다. 그 영상에는 한화에서 활약한 서폴드가 없었다.
김 감독의 호주전 구상에는 서폴드가 포함됐다. 한국 타자를 가장 잘 아는 서폴드가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은 “그래도 아예 모르는 투수를 상대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말했으나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서폴드에 아주 약했던 건 아니다. 서폴드를 상대로 OPS가 1.000이 넘는 타자가 강백호(1.683), 이정후(1.667), 박건우(1.357), 박민우(1.282), 김현수(1.214), 김상수(1.142) 등 6명이 있다.
서폴드가 후반기 평균자책점 1.85를 기록했으나 이 기간에도 민병헌(8타수 3안타 1볼넷), 강백호(4타수 2안타 1홈런 2볼넷), 황재균(3타수 2안타), 박민우(3타수 2안타 1사구)는 밀리지 않았다. 최정도 안타 1개(6타수)에 그쳤지만 홈런을 날렸다.
시즌 상대 전적에서 양의지, 박병호(이상 0.000), 김재환(0.143)이 밀린 편이었으나 대체로 잘 쳤다.
↑ 워익 서폴드는 2019 WBSC 프리미어12에 불참한다. 사진=천정환 기자 |
한화에서 열심히 잘 던진 게 부메랑이 됐다. 서폴드는 192⅓이닝으로 조쉬 린드
껄끄러운 상대였다. 그가 없다는 건 김경문호에 ‘값진’ 선물이다. 큰 고민 하나가 덜어졌다. 김 감독은 “좋은 선수가 안 나오면 고마울 뿐이다”라며 웃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