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카메라 등 전자 장비를 이용해 사인을 훔쳤다는 내용이 폭로되면서, 메이저리그 각계에서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디 어슬레틱'은 13일(한국시간) 애스트로스가 지난 2017시즌 외야 카메라로 찍은 상대 포수 사인을 더그아웃에서 클럽하우스로 이어지는 통로에 설치한 TV를 통해 분석하며 상대 사인을 훔치고 이를 쓰레기통을 치는 방식으로 타자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 보도에는 당시 휴스턴에서 뛰었던 우완 마이크 파이어스를 비롯한 내부 고발자들의 증언도 있어 보도의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야구에서 2루 주자를 이용한 사인 훔치기는 암묵적으로 허용되지만, 카메라 등 전자 장비를 이용한 사인 훔치기는 엄연한 불법이다. 지난 2017년 보스턴 레드삭스는 더그아웃에 전자 장비를 반입해 훔친 사인을 중계하다 걸려 벌금 징계를 받았다.
↑ 지난 2017년 디비전시리즈에서 휴스턴을 상대한 카슨 스미스. 사진=ⓒAFPBBNews = News1 |
보도가 나간 뒤, 각계에서 이에 대응했다. 2017년 디비전시리즈에서 휴스턴과 상대했던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었던 카슨 스미스는 트위터를 통해 "이 기사에는 불펜 포수가 특정 타자에게 특정한 방법으로 사인을 전달하는 내용이 빠졌다. 애스트로스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했고, 의심의 여지없이 지금도 그러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불펜에 있던 경비와 좌측 외야 전광판 작동자도 계속해서 우리 불펜을 보고 TV를 쳐다봤다. 우리를 위해 일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휴스턴 선수였고 지금은 뉴욕 메츠 감독으로 부임한 카를로스 벨트란은 '뉴욕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카메라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우리는 상대 투수들을 컴퓨터로 연구했다. 그것이 내가 알기로는 우리가 유일하게 사용한 기술"이라고 말을 이은 그는 "포수들이 게을러지고 투수들이 사인을 감추지 않으면 당연히 2루에 있는 주자는 이점을 취하게 된다. 나는 이것을 속임수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점을 얻기 위한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 야구계는 새로운 기술을 더해가며 양 팀에게 공평한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 거 같다. 이기는 팀을 탓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제프 루노우 애스트로스 단장은 이날 '휴스턴 크로니클'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대한 알아낼 수 있을만큼 알아내고, 그 다음에는 구단 차원과 리그 차원에서 어떻게 대처할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대응책에 대해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2017년 우승을 차지한 것은 호세 알투베, 알렉스 브레그먼, 저스티 벌랜더 등 좋은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옳은 방법으로 싸웠다. 우리 구단 차원에서도 열망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부정 행위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 다저스는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을 상대로 졌다. 다르빗슈의 난조가 문제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러면서도 "우리는 그때 투구 동작 노출을 잘 집어내는 선수가 있었고 그 선수가 다르빗슈의 던지는 모습을 보며 '다르빗슈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덧
그는 현재 불거진 내용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지기 싫어서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며 깊게 논의하고 싶지 않다는 뜻도 내비쳤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