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노기완 기자
프로야구 KBO리그 최정예 멤버가 대만에 0-7로 무참히 졌다. 직전까지 4연승으로 한껏 달아오른 응원 열기는 무기력한 패배에 순식간에 얼어 붙었다. 설령 이번 대회를 우승한다고 해도 만회하기 힘든 대패다.
한국은 12일 일본 지바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대만에 수모를 당했다. 7점 차이 패배뿐 아니라 무득점도 KBO리그 최정예 국가대표팀 대만전 역대 최초다.
야구는 최강팀도 승률이 60~70%일 정도로 패배가 흔한 스포츠이긴 하다. 그러나 팬들은 2000년대 이후만 따져도 프로 최정예로 구성된 국가대표팀이 대만에 벌써 4패를 당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2004 아테네올림픽 예선 4-5, 2006 도하아시안게임 2-4,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1-2 그리고 2019 프리미어12 0-7까지 어느덧 프로야구 정예 국가대표팀이 대만에 패하는 것은 다반사가 되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일본이 한국에 지면 이런 기분이었을까?” “한국이 대만보다 위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일본프로야구에는 곧잘 진출하는 데다가 메이저리그까지 가는 경우가 드물어서 그렇지 미국 무대에도 자주 도전한다. 대만전은 쉽게 이긴 적이 없다. 한 수 아래라고 생각하는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 같은 글이 눈에 띈다.
팬들은 선수 선발부터 꼬집는다. 너무 직전 시즌 팀 성적 위주로 선발하여 2019 프리미어12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번 대표팀에 KBO리그 6~10위 팀 선수는 6명뿐이다.
팬들은 포수 최재훈(한화)과 투수 정우람(한화) 박준표(KIA) 전상현(KIA) 우규민(삼성) 배제성(kt) 김재윤(kt) 정도는 포스트시즌까지 치른 상위권 선수 대신 2019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해도 무방하지 않았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KBO리그 1~5위 팀 선수 중에도 투수 박진우(NC) 이재학(NC) 문승원(SK) 서진용(SK) 이형범(두산)과 내야수 오재일(두산) 등은 2019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넣는 것이 좋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선수 기용에도 의구심을 내비쳤다. 김경문 감독이 ‘믿음의 야구’만 하기에는 대회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적지 않다. 대만전에 승리하면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거의 손에 넣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타선과 투수 기용 모두 과감하기보다는 익숙함과 (팀 혹은 개인) 이름값에 치우친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이 나온다.
투수교체 타이밍도 적절하지 않았다는 시각이 많다. 제 컨디션이 아닌 선발 김광현을 흠씻 두들겨 맞은 다음에야 교체하고, 1이닝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2019 프리미어12를 치르고 있다.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 확보, 나아가 대회 2연패를 달성할 가능성은 아직 충분하지만, 대만전 패배가 준 충격과 드러난 문제점은 야구대표팀에 대한 팬심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dan0925@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