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감독 교체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무성한 소문이 돌았으며 구단의 해명에 전 감독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새 감독은 ‘정면 돌파’를 외쳤다.
손혁(46) 신임 감독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키움과 2년(총액 6억원) 계약을 맺은 그는 2021시즌까지 키움을 이끈다. 2015시즌과 2016시즌 영웅군단의 투수코치였던 그는 감독으로 돌아왔다.
키움이 손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한 건 지난 4일. 2주간 ‘키움 감독’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구단은 5년 만에 한국시리즈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장정석(46) 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그의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구단은 ‘공식 입장’으로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진 가운데 장 전 감독과 재계약을 추진하는 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장 전 감독이 교도소에 수감된 이 전 대표를 만나 재계약 이야기가 오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 전 감독은 약 5분간 이 전 대표와 가벼운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재계약 이야기도 응원과 덕담 정도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 감독의 수석코치 제안은 사실이었다고 공개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 키움의 지휘봉을 잡은 손 감독이다.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2주간 눈을 감고 귀를 닫았다.
손 감독은 이와 관련해 “최대한 관련 기사를 안 보려고 했다. 이 부분은 내가 컨트롤을 할 수 없다. 거기까지 고민하면 앞으로 무엇도 할 수가 없다”라고 힘줘 말했다.
팀을 강하게 발전시킬 방법만 고민했다고 했다. 그는 “(2019 WBSC 프리미어12에 참가한) 대표팀에 좋은 퍼포먼스를 펼친 키움 선수들이 많다.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으나) 좋은 기량을 갖춘 젊은 선수들도 많다. 그들이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이 부분만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정면 돌파를 외쳤으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키움은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이다. 구단이 원하는 ‘좋은 결과’는 곧 우승이다.
손 감독은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라 기쁘다”라며 “그렇지만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힐만 전 SK 감독의 조언이 생각났다. 컨트롤을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코칭스태프와 부담과 고민을 같이 나눠 보완한다면 모두가 원하는 한 걸음을 나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강점을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손 감독은 “강점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키움 타선은 SK에 있을 때 가장 껄끄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틀을 깨지 않고 (홍원기) 수석코치, (강병식) 타격코치와 논의해 더 끌어올리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라고 전했다. ror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