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성범 기자
제리 샌즈(32·한신 타이거즈)가 일본프로야구(NPB) 무대를 밟는다. KBO발 외인타자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17일 “한신이 제3 외국인 야수로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출신 샌즈를 영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대략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정식 계약을 맺을 전망이다”라고 전했다. KBO출신 외인타자의 일본 진출은 2018년 윌린 로사리오(30) 이후 처음이다.
최근 일본 구단이 KBO 외인타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많이 냉담해졌다. 진출한 타자들이 잇달아 실패했기 때문이다.
↑ 샌즈가 일본행에 오른다. KBO발 외인타자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MK스포츠DB |
로사리오는 2016-2017년 KBO리그서 246경기 타율 0.330 70홈런 231타점 OPS 1.015를 기록한 후 한신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당시 2년 8억엔(약86억원) 계약을 따낼 만큼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0.242 8홈런 40타점 OPS 0.658로 무너졌다. 한신은 1년 계약이 남은 로사리오를 방출시켰다.
일본 현지도 샌즈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도쿄스포츠’는 18일 “한신 구단에서는 샌즈가 로사리오와 같은 길을 가는 것인지 의문을 표하는 이도 있다”라고 보도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릴 정도로 샌즈에 물음표를 던지는 시선이 많다.
NPB는 KBO와 비교해 적응, 수준면에서 더 혹독한 무대다. KBO는 계약한 외인 3인 모두 경쟁 없이 1군에서 뛴다. NPB는 다르다. 외인도 경쟁해야 한다. 외국선수 보유한도가 없으며, 1군에서 최대 4명을 기용할 수 있다.
한신은 앞서 메이저리그 통산 92홈런을 쏘아올린 저스틴 보어(31)를 영입했다. 2019년 일본에서 타율 0.284 12홈런 49타점을 기록한 제프리 마르테(28)도 2020년 한신과 함께한다. 한신 다니모토 오사무(55) 부사장은 외국인 타자 2명, 투수 2명으로 구단을 꾸릴 것임을 밝혔다. 샌즈는 보어, 마르테 중 하나를 밀어내야 한다.
상대하는 투수들 수준 역시 다르다. 입단 당시 변화구 대처가 관건이라고 지적받았던 로사리오는 NPB 투수들의 변화구에 고전하며 실패했다. 샌즈는 2019년 KBO에서 커브(타율 0.208), 체인지업(0.227)에 다소 고전했었다.
샌즈의 임무는 장타다. 한신은 2019년 69승 68패로 센트럴리그 3위에 올랐으나 총 득점 538점으로 최하위, 홈런 94개로 타선이 빈약했다. 로사리오 실패를 경험하고도 장타자를 데려온 이유다. KBO에서 보였던 일발 장타력을 일본에서도 뽐내면 기회를 얻을 것이다. mungbean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