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성범 기자
프로야구 10년을 아우르는 최고의 선수가 있다면, 불명예의 주인공도 있다.
2019년도 하루면 끝이다. 동시에 2010년대와도 아듀를 고한다. 이에 10년을 아우른 최고의 팀, 스타를 꼽으며 2010년대를 돌아보는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10년이 다 좋을 수는 없는 법. 야구도 꼭 좋은 기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피홈런, 볼넷, 폭투, 사구는 투수를 따라다니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불명예 왕관을 쓴 선수는 누구인지 ‘스탯티즈’ 기록을 토대로 살펴봤다.
↑ 윤성환, 양현종, 박종훈, 차우찬(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순)이 2010년대 불명예 기록 주인공으로 뽑혔다. 사진=MK스포츠DB |
▲ 2010년대 누적 피홈런 순위
윤성환: 176
차우찬: 160
장원삼: 132
송승준: 128
양현종, 유희관: 124
2010년대 가장 많은 홈런을 헌납한 투수는 윤성환(38·삼성 라이온즈)이었다. 한때 삼성 마운드를 책임졌던 동료 차우찬(32·LG트윈스), 장원삼(36·롯데 자이언츠)이 뒤를 이었다.
2011년부터 윤성환은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며 100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에이징 커브와 타고투저가 맞물렸다. 전성기 이후 구속이 줄어들면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27-25-22-28개 홈런을 내줬다. 2016년, 2018년 피홈런 리그 2위에 올랐다.
윤성환은 큰 부상 없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 누적으로 피홈런왕에 오른 경우다. 10년간 1484이닝을 소화했다. 9이닝당 피홈런 개수(HR/9)가 1.01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비율 상 많은 피홈런을 내준 선수는 누구였을까. 불펜투수로는 김진성(35·NC다이노스), 선발은 문승원(30·SK와이번스)이 있었다.
김진성은 HR/9 1.54개로 비율상 1위에 올랐다. 2010년대 409⅔이닝 70개 피홈런을 내줬다. 문승원은 HR/9 1.48로 2위였다. 540이닝 89개 피홈런을 맞았다.
2. 2010년대 볼넷왕 – 양현종
▲ 2010년대 누적 볼넷 순위
양현종: 594
차우찬: 585
김광현: 489
송승준: 432
니퍼트: 420
2010년대 KBO리그 최고 투수 양현종(32·KIA타이거즈)이 가장 많은 볼넷을 내줬다. 차우찬, 김광현(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같이 꾸준히 활약한 선발 투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볼넷은 이닝 순위와 궤를 같이했다. 이닝 2위 윤성환을 빼면, 1위 양현종(1539⅔이닝)-3위 차우찬(1401⅓이닝)-4위 김광현(1296⅓이닝)이 그대로 볼넷 금은동을 차지했다.
양현종은 2010년대 초반 불안한 제구를 노출했다. 2010년~2012년 9이닝 당 볼넷(BB/9)이 5.63개에 달할 정도로 제구가 흔들렸다. 그러나 점차 안정된 제구력을 보였고 더 이상은 흠이 아니다. 2019년 BB/9는 1.61이었다.
지난 10년간 비율상 볼넷왕은 유창식(27)이다. 369⅓이닝 동안 276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BB/9는 6.73에 달했다. 고효준(36)이 5.62로 2위, 한승혁(26·KIA)이 5.54로 3위에 올랐다. 현역 선발 기준으로는 장시환(32·한화 이글스)이 4.77로 가장 높았다.
3. 2010년대 폭투왕 – 차우찬
▲ 2010년대 누적 폭투 순위
차우찬: 76
송은범: 69
류제국, 한승혁: 62
김광현, 니퍼트, 장시환: 60
차우찬이 폭투왕 불명예를 썼다. 76개로 유일하게 70개 이상의 기록을 폭투했다. 동료 송은범(35)이 69개로 2위였다.
2017년 LG 이적 후 차우찬은 폭투가 부쩍 늘었다. 2013년(10개)을 빼면 삼성 시절에는 10개 이내 폭투를 기록했다. 그러나 LG에서는 10-10-13개로 빈번해졌다. 특히 2019년 9월29일 두산전에서는 1이닝 4폭투로 한 이닝 최다 타이 수모를 겪기도 했다.
후순위 가운데 눈에 띄는 이름은 한승혁이다. 307⅓이닝 동안 62개 폭투를 던졌다. 9이닝 당 1.81개꼴로 폭투를 한 셈이다. 이같이 환산할 경우 차우찬은 0.49개, 송은범은 0.78개다. 한승혁의 제구 고전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4. 사구왕 – 박종훈
▲ 2010년대 누적 사구 순위
박종훈: 102
우규민: 90
해커: 85
류제국, 한현희: 80
2010년대 타자들을 가장 많이 맞힌 투수는 박종훈(28·SK)이다. 우규민(34·삼성)을 따돌리고 유일하게 100개 고지에 올랐다. 상위 5인 가운데 3명이 사이드암/언더핸드 투수인 것이 눈에 띈다.
박종훈은 2015년부터 선발 투수로 뛰었다. 생소한 폼에서 나오는 디셉션으로 타자들을 제압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통산 737⅓이닝 3
이닝에 비해 많은 사구를 기록한 투수는 12위 고영표(28·kt위즈)다. 통산 397이닝 58개 사구를 내줬다. 9이닝당 1.31개의 사구다. 이같이 환산할 경우 박종훈은 1.25개였다. mungbean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