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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이상 폭증…또 다른 `가계빚 뇌관`

기사입력 2018-04-20 16:06 l 최종수정 2018-04-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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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전세자금 대출이 이례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신용 리스크 관리와 부동산시장 안정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조이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된 가운데 대출이 늘고 있는 것이어서 거시경제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3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총 50조77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 말 36조118억원에 비해 41.0%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전세자금대출이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분기에만 5조786억원 늘었다. 이전까지 분기별 증가액이 4조원을 넘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전세자금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1월 6.93%이던 전세자금대출 비중은 올 3월 9.49%로 2.56%포인트 높아졌다.
이 같은 전세자금대출 급증을 은행권에서는 금리 상승과 월세의 전세 전환 증가 영향으로 해석했다. 은행 관계자는 "저금리일 때는 집주인들이 전세보증금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으므로 월세를 선호하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전세금을 받아 여기저기 투자하고자 하는 수요가 커진다"며 "월세의 전세 전환이 늘면서 전세자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전세자금대출이 비정상적으로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정부의 각종 대출규제로 돈을 빌릴 방법이 마땅찮아진 개인들이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갭투자나 생활비·사업비 등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올해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제도와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제도를 도입하는 등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개인의 대출 수요가 전세자금대출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는 "전세자금으로 쓰겠다"고 말했지만 급전이 필요해 돈을 빌렸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 전세자금대출에 비해 상환 여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은행의 신용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전체적인 가계부채 증가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총액은 지난해 말 1450조8939억원을 기록해 불과 9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GDP 대비 가계빚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97.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70%)를 크게 웃돌고 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속으로 곪는 것이어서 경제위기 발발 시 어떤 대책을 써도 잘 먹히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에 빠져버린 원인도 그 기저에는 가계부채 문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4주 연속 하락하는 등 집값 하락세까지 겹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집값 하락이 더욱 가속화하면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자금 여력이 없는 갭투자자는 전세금을 돌려주기 위해 집을 팔거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급기야 집값이 전세금보다 낮아지는 '깡통 전세'가 출현할 수 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전세자금대출이 실수요 자금이라 부실 위험이 낮기 때문에 아직 규

제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이와 달리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정부 규제가 개별 주담대에 집중되면서 전세대출 등 여타 대출 증가세는 오히려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은 기자 / 정순우 기자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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