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 열흘이 넘어가도록 정부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자, 일본 시민들이 화가 단단히 났습니다.
춥고 배고픈 대피소 생활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사망·실종자는 2만 1천 명이 넘는다는 공식 집계가 발표됐습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갓난아이를 데리고 나온 어머니, 깃발을 든 청년, 유모차에 탄 아이.
일본 정부에 뿔이 난 시민들은 결국 거리로 나왔습니다.
"퇴진! 간 나오토 총리!"
무책임한 대응으로 '방사능 공포'를 확산시킨 정부를 더는 못 믿겠다는 겁니다.
수돗물과 시금치, 쑥갓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자 '원자력 발전소를 없애자'는 목소리는 더 거세졌습니다.
▶ 인터뷰 : 미야코 츠카고시 / 원전 반대 시위자
- "일본은 지진이 가장 자주 일어나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원자력발전소 또한 가장 많은 축에 속합니다. 이래선 안 됩니다."
대지진 발생 열 하루째.
이불과 담요 한 장으로 버티는 이재민들의 모습은 춥고 배고픈 난민이나 다름없습니다.
강아지의 온기로, 또 음식을 나눠 먹으며 슬픔을 달래보려 하지만 쑥대밭이 된 고향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희망보다 절망에 가깝습니다.
▶ 인터뷰 : 후지타 미쓰루 / 쓰나미 이재민
- "정부는 우리가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일이 이 지경까지 됐다는 자체가 충격일 뿐입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8천400여 명.
여기에 생사를 알 길이 없는 실종자 1만 2천여 명을 더하면, 실종·사망자 수는 2만 1천 명을 넘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