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자폭테러가 도를 넘어서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9살 난 굴람 파루크는 이슬람 율법학자의 말을 듣고 이달 초 파키스탄의 집을 떠나 친구 3명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동부지역을 향해 출발했다.
율법학자의 말은 "아프간에 가서 폭탄조끼를 입고 외국군을 죽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파루크의 일행은 아프간 동부 난가르하르주(州)에 이르렀다가 자신들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아프간 당국에 붙잡히고 말았다.
파루크는 지난 7일 아프간 당국이 수도 카불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체포경위를 설명했다. 이 자리엔 그의 일행과 별도로 붙잡힌 소년 1명 등 모두 5명의 소년 자폭테러 시도 용의자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아프간 당국이 기자회견을 연 것은 탈레반이 자폭테러에 소년들까지 동원한다는 점을 부각해 더 많은 국민이 탈레반에게서 등을 돌리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아프간 정보부 대변인 라티풀라 마샬은 회견에서 탈레반이 어른들에 비해 동원하기 쉽고 자신들의 말을 잘 믿기 때문에 소년들을 동원하고 있다며 "순진한 소년들이 (탈레반에) 속아 아프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샬 대변인은 이어 탈레반의 이런 수법이 새로운 것은 아니라면서 훼손된 주검을 통해 자폭범의 신원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폭범이 소년이란 점을 확인하기 쉽지 않지만 몇몇 건은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12살 난 소년이 아프간 남동부 파크티카주(州)의 한 시장에서 자폭테러를 저질러 민간인 4명을 숨지게 하고 12명을 부상케 한 것 등 최근 두달동안 2건의 소년 자폭테러를 확인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프간 교육부도 이런 수법의 테러가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고 비인간적 처사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있지만 탈레반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카리 유세프 아흐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행동강령은 소년을 성전에 동원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아프간 당국이 무지한 소년을 꾀어 되레 자신들의 전투에 참여토록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파루크 일행 4명에 포함되지 않은 14살 난 누르 모함마드는 같은 기자회견에서 올해초 아프간 동부 가즈니주에서 이슬람 율법학자의 지시를 받고 폭탄조끼를 입은 채 안다
모함마드는 "탈레반이 권총을 쏘는 것과 폭탄조끼 버튼을 누르는 방법, 오토바이를 모는 방법을 내게 가르쳐줬다"면서 하지만 자폭테러를 하지 않기로 하고 아프간 정부군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당국은 현재 수감시설에 있는 이들 소년 5명을 기소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