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이 살해된 10대 소녀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것으로 드러나 비윤리적인 취재행태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경찰은 추가 피해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김희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유명인사의 사생활 폭로로 주가를 올린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 뉴스오브더월드.
지난 2002년, 실종 여섯 달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당시 13살의 밀리 다울러의 가족은 딸의 휴대전화 음성메시지가 해킹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을 금하지 못했습니다.
이 신문이 고용한 사설탐정 글렌 멀케어는 휴대전화에 남은 음성메시지를 빼내고, 저장 공간을 확보하려고 일부 음성메시지를 삭제했습니다.
유족들은 메시지가 삭제된 것을 보고 어딘가에 딸이 살아있을 것으로 믿어 경찰 수사가 혼선을 빚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휴 그랜트 / 영화배우
- "'뉴스 오브 더 월드'뿐 아니라 이 나라의 모든 타블로이드 언론의 문화와 행태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설탐정이 확보한 전화번호 목록에는 지난 2007년 런던 폭탄테러 희생자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2002년 학교 관리인에게 살해된 홀리 웰스와 제시카 챕먼 두 소녀의 부모에 대한 피해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 인터뷰 : 캐머런 / 영국 총리
- "살해된 희생자들, 테러를 당한 희생자들의 전화가 해킹당한 것입니다. 정말 역겨운 일입니다."
2006년에는 왕실의 휴대전화 해킹 사건이 파장을 일으켰는데, 당시 사임한 앤디 쿨슨 전 편집장은 한때 캐머런 총리의 공보책임자였습니다.
또 뉴스오브더월드는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신문으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