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수 사진을 공개했다가 조작 의심을 받고 있는 북한이 이번에는 수해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런 북한의 잇따른 움직임에는 국제 사회가 북한에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숨통을 트여보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문영 기자입니다.
【 기자 】
북한의 조선중앙TV가 AP통신에 제공한 홍수 피해 영상입니다.
빗물에 잠겨 흔적을 찾기 어려운 길 위를 주민들이 자전거를 끌고 힘겹게 걸어갑니다.
논밭에도 흙탕물이 가득 찼습니다.
앞서 북한은 수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수면과 물체의 경계선이 흐릿하고 옷이 젖어 있지 않은 점 등이 수상해 의혹을 샀습니다.
급기야 사진을 전달했던 AP통신은 사진이 조작된 것 같다며 삭제를 요청했고, 북한 측은 조작 논란을 무마하고자 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피해 상황을 알리려는 데에는 국제 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올해 들어 대북 식량 지원이 미진함에 따라 재난에 가까운 홍수 피해를 강조해 인도적 차원에 호소하려 한다는 분석입니다.
남북 관계 경색과 함께 국제적인 고립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식량난을 해결하고 후계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북한의 다급함이 드러난 것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수해 상황을 연일 전하면서 태풍과 장마로 약 2만 헥타르의 농지가 물에 잠기고 인명피해도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진 조작 논란으로 대외적인 신뢰도가 떨어진 북한 미디어의 선전 활동이 의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MBN뉴스 박문영입니다. [ mypar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