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병원에서 20년 전 인공수정으로 낳은 딸이 알고 보니 병원 직원의 정자로 태어난 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복수 언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에 살고 있는 파멜라 브라넘은 최근 가족의 유전자 검사를 했다가 20세 된 딸 애니의 유전자가 남편과 맞지 않는다는 결과를 들었다.
파멜라는 추적 끝에 자신이 1991년 인공 수정으로 딸을 낳았을 때 병원에 근무했던 직원 토머스 레이 리퍼트의 유전자가 딸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조사 결과 리퍼트가 병원 직원으로 일하면서 인공수정을 하러 온 여성 환자의 난자에 일부러 자신의 정자를 투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러나 병원은 이미 1992년 문을 닫았고 리퍼트마저 1999년에 사망해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사망한 리퍼트가 대학생을 납치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전과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됐다.
파멜라는 현지 언론에 "그런 식으로 리퍼트의 정자로 생긴 아이가 100명도 넘지 않겠느냐"며 병원 측이 인공수정 시술 과정에서 관리가 소홀한 탓이라고 원망했다.
파문의 여파는 당시 그 병원과 연계를 맺었던 유타대 의과대학까지 번졌다. 유타대 의과대는 해당 병원의 지분이 있거나 경영에 참여한 적은 없으나 의료 시설과 의료진을 일부 공유했었다.
유타 대학에 비난 여론이 쏟아지는 한편 '내 아이도 리퍼트의 정자로 태어난 것이 아니냐'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타대 의과대 대변인 케이시 윌레츠는 "우리도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파악할 수가 없다"면서 "브라넘 가족에 벌어진 불행한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위로의
주 정부와 연방 검찰 역시 너무 오래된 일이라 수사를 벌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애매한 입장이다.
한편 브라넘 부부는 "이번 일이 매우 속상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애니는 언제나 우리 딸이라는 사실엔 변함없다"고 말했다.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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