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16일(현지시간) 발생한 관광버스 폭탄 테러로 숨진 한국인은 모두 3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소 주 이집트 대사는 17일 오전 MBN과의 전화 연결을 통해 "이번 사고는 20대 청년이 버스에 탑승한 후 폭발물을 던진 자살폭탄테러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테러가 한국인을 겨냥한 것인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이번 관광버스 폭탄 테러로 숨진 한국인은 모두 3명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관광을 주선한 현지 가이드 겸 블루스카이 여행업체 사장인 제진수(56)씨와 한국에서 동행한 가이드 김진규(35)씨, 충북 진천 중앙교회 신도인 김홍열(64)씨 등 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폭탄테러를 당한 버스에는 충북 진천 '진천중앙교회' 소속 신도 31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회의 한 관계자는 "이집트 성지 순례 중 폭탄 테러로 숨진 한국인 가운데 김씨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 관계자는 "일단 한국인 3명이 숨지고 21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폭탄 공격을 감행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단체는 현재까지 나오지 않은 가운데 테러범의 자살 폭탄 공격으로 이뤄진 것이라고만 추정되고 있다.
주이집트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자살 테러범이 버스에 올라타 앞좌석 부분에서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나이반도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가 이번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군부가 지난해 7월 이슬람주의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을 축출한 이후 시나이반도에서 정부군과 경찰을 겨냥한 폭탄 공격, 총격 사건이 자주 발생했는데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일부 폭탄 테러가 모두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해 왔다.
게다가 이날은 무르시가 스파이 혐의 등으로 카이로 외곽의 경찰학교에 마련된 임시법정에서 3번째로 재판을 받은 날이다.
이집트 시나이반도의 타바와 이스라엘 국경 지대에서는 이날 오후 2시40분께 이 교회 신도 31명과 제씨 등 한국인 30여명이 탄 관광버스가 폭발해 3~4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버스 승객들이 타바 힐튼호텔 앞에서 내리던 중 폭탄이 터졌다"고 보도했다.
사고가 난 힐튼호텔에서는 2004년에도 폭탄 테러가 발생해 이스라엘인과 이집트인 등 34명이 숨지고 105명이 부상당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mb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테러는 사전에 정확히 설계된 테러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집트 국경으로 가게되면 경찰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가이드가 잠시 내려 검문을 받는데, 이번 테러범은 그 순간을 정확히 알고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밤 10시 반쯤 이번 사건을 보고 받고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에게 상황을 신속히 상황을 파악해 사망자 시신 안치와 부상자 구호, 필요 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외교부와 현지 대사관이 관계기관들과 긴밀히 협조해서 국민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사건 발생 직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는 이집트와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 직원 3명을 현지에 급파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서울에서도 신속대응팀을 구성해 현지에 보내기로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나빌 파흐미 이집트 외교장관과 통화를 갖고,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사망자 수습, 부상자 치료에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또 이번 사건 발생을 계기로 시나이
버스에 탑승한 한국인 33명 가운데 15명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정부는 이들 15명을 가능한 신속히 귀국시킬 방침이다. 한국인 외 사망자는 2명이며 이중 1명은 운전자, 나머지 1명은 자폭 테러범으로 추정된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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