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프 "크림 투표결과 인정 못 한다"

크림 자치 공화국의 러시아 귀속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에서 95% 이상 찬성했다는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이 주민 투표가 합법적이지 않으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는 합법적이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오전(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크림 자치 공화국의 주민 투표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투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보전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유럽 국가들과 협력해 러시아에 추가적인 대가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압박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 주민투표는 합법적"이라며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나온 규정에도 들어맞다"고 반박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크림반도만 감시할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역을 감시해야 한다고도 맞섰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주민투표 방식이 합법적이라고 어느 누구도 설득하지 못한다"며 "영국은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크림 자치 공화국의 주민 투표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어긋나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파비위스 장관은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로 국제무대에서 책임을 갖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