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찰이 언론사 기자로 위장하고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을 체포하려고 한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시민 100여명은 방콕 번화가인 아속역에서 쿠데타에 반대하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쿠데타 반대 구호를 외치자 사복 경찰 여러 명이 여성 1명을 붙잡아 연행했다. 체포된 여성은 "당신들이 무슨 권리로 나를 체포하느냐"고 외치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 사복 경찰 중 한 명은 태국기자협회(TJA)가 배포한 기자 배지와 완장을 목과 팔뚝에 두르고 있었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은 지난 2일 유튜브를 통해 유포됐다.
TJA는 경찰청장에게 사복 경찰들의 기자 위장을 즉각 중단시킬 것과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협회는 "경찰의 기자 위장을 깊이 우려한다"며 이는 취재 및 사진 기자들의 활동, 안전, 신뢰도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들에게 배포되는 배지와 보도 완장에는 TJA 및 태국방송기자협회의 로고와 소속 언론사에 대한 정보가 표시돼 있다.
마놉 팁오솟 TJA 회장은 "이 완장은 지난 수년 동안 정치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기자들의 취재활동을 가능케 해왔다"며 "경찰이 이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지 않으면, 완장 착용자 등 관련자들에 대해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기자들에게 완장을 분실하면 즉각 이를 소속 언론사에 보고하고, 치안 분야 취재원 등 타인에게 완장을 주지 말라고 당부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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