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년래 최악으로 나타났지만 증시는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1분기 -2.9% 성장 충격으로 올 상반기 미국경제 성장률이 제자리 걸음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미국 경제 회복세가 생각보다 더딘데도 불구하고 실물경제 거울이라는 증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1분기 성장률 쇼크로 혹시나 했던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3% 달성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잘해야 2%선을 찍거나 아니면 1%대 저성장으로 곤두박질 칠 개연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하지만 주식투자자들이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1분기 성장률 쇼크가 미국경제 침체(리세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1분기 성장률 자체를 이례적인 악천후탓에 나타난 아웃라이어(예외적인 수치)로 해석하고 2분기부터 경기가 큰폭 반등할 것이라는데 무게중심을 두는 모양새다. 지난해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이동을 의미하는 그레이트로테이션(대전환)화두를 던졌던 뱅크오브어메리카(BOA)메릴린치 글로벌 리서치팀도 25일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미국경제 약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증시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BOA메릴린치 이단 해리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미국 성장쇼크에 대해 "마치 우루과이 축구팀 수아레스가 운동장에서 누군가를 물어뜯는 것을 보는것과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예기치 못한 수치로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해리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BOA메릴린치는 1분기 GDP성장률 수치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다"며 "외부환경이 미국경제를 지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건강한 상태로 하반기 큰폭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BOA메릴린치 사비타 수브라마니언 미국주식전략 책임자는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상논란이 확산되면서 시장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S&P 500지수가 연내에 2,000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S&P500지수는 1,957선에 마감했다. 수브라마니언 책임자는 "지난달말 현재 월가가 제시하는 투자포트폴리오내 주식비중이 51%인데 15년 평균 주식투자비중은 60%"라며 "다시말해 (주식투자비중이 역사적 평균치로 수렴한다고 가정하면) 증시는 하방위험보다는 상승가능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1분기 성장률 쇼크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강조한대로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데 힘이 실리는 점도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속에 투자자들이 증시랠리에 안주하면서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변동성은 크게 줄어든 반면 예기치 못한 돌발악재에 따른 메가톤급 시장충격에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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