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을 상대로 한 중국 당국의 대대적 뇌물 수사가 한편의 섹스동영상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지난해 7월 시작돼 지금까지 진행 중인 중국 당국의 GSK 수사가 마크 라일리 전 GSK 전 중국지사 대표의 혼외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몰카' 동영상에서 촉발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6일 앤드루 위티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GSK의 여러 임원에게 라일리 전 대표의 섹스 동영상을 첨부한 이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유부남인 라일리 전 대표가 상하이의 아파트에서 중국인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갖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동영상이었습니다.
GSK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메일을 보냈는지 알아보기 위해 회삿돈 2만 파운드(한화 3천400만원)를 지원,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던 사설탐정 피터 험프리를 고용했습니다.
험프리는 비밀리에 조사를 벌였지만 이메일 발신자가 누구인지, 라일리 전 대표의 침실에 어떻게 카메라가 설치됐는지는 끝내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험프리는 탐문 활동을 하다 개인정보 불법 수집 혐의로 지난해 7월 중국에서 구속됐고, 중국 당국은 그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GSK가 중국 의료기관에 광범위하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포착했습니다.
중국 의료기관에 뇌물을 주고 자사 제품을 이용하도록 영업팀에 압력을 넣고 8천800만 파운드(한화 1천500억원) 상당의 불법 수익을 거뒀다는 것입니다.
이는 GSK
라일리 전 대표도 중국 당국의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결국 지난달 당국에 붙잡혔습니다.
선데이타임스는 보도가 나간 뒤 GSK도 섹스동영상의 존재를 인정했지만 이 동영상이 누구에 의해, 어떤 용도로 촬영됐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