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석학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미국경제 회생에 올인한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학자와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자문을 구하는 것은 별스러운일이 아니다. 그런데 미국 언론이 2일 백악관 오찬에 관심을 쏟은 것은 초청대상자들의 정치.경제적 성향 때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지난 1월말 퇴임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로버트 홀 스탠포드대 교수,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교수, 시카고 부스경영대학원의 루이기 징거러스(Luigi Zingales)교수, 케빈 하셋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 멜리사 키니 메릴린드대 교수 등 7명의 경제석학을 오찬자리에 불렀다. 재미있는 점은 버냉키 전의장을 제외하고 이들 경제석학 대부분이 오바마 대통령의 부자증세 등에 반대하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데다 민주당보다는 공화당과 관련이 깊은 인물들이라는 것.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때인 지난 82~84년 미국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낸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연준 초완화 통화정책 부작용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이미 미국 물가상승률이 연준 물가관리 목표치인 2%를 넘어섰다는 진단과 함께 가파르게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연준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있다. 케빈 하셋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지난 2012년 대선때 오바마 대통령 맞상대였던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 경제 자문 역할을 한 바 있다. 홀 스탠포드대 교수는 부자들에게 불리한 누진세 대신 소득세 단일세율(플랫택스)를 주창하는 등 공화당과 경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버냉키 전의장도 사실 공화당 조지 W 부시대통령이 임명한 공화당 인물이다.
이처럼 보수적 성향이 강한 학자들을 한꺼번에 오찬에 초청해 경제자문을 구한 것과 관련,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오늘 백악관 오찬에 초대된 7명의 경제학자들이 대부분 보수적 성향 인사라는 점은 우연이 아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고수하는 경제원칙에 맞지 않는 의견이더라도 경청하고 필요할 경우, 취사선택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중산층의 경제적 상향이동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오바마 경제정책 최우선 순위"라며 "이와관련해 대통령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기위한 대화를 지속하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과 7명의 경제석학들이 어떤 대화를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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