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그리스가 경제개혁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하려고 대외채권단 '트로이카'의 해체를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5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트로이카를 해체하는 문제는 현재 초기 논의 단계다. 하지만 올해 말 EU의 제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종료될 예정이어서 가을부터는 진행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U는 그리스가 6개년의 자체 개혁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채무 경감 조치, 대외채권단의 감독 완화, 예방적 여신 라인 제공 등의 보상을 제공한다는 방안을 내걸었다.
또 그리스가 추가 자금을 요구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트로이카의 개혁 이행 점검 역할을 EU 집행위원회의 특별 태스크포스에 넘기고 점검 시기도 분기 단위에서 반기 단위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가 10월까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12월에는 결정돼야 내년 시행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우리는 새로운 긴축 프로그램을 원하지 않는다"며 개혁 프로그램은 예산 절감보다는 성장과 고용 확대에 역점을 둘 것을 시사했다.
트로이카의 해체는 그리스 국내의 부정적 여론을 누그러뜨리고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가 구제금융협정의 무효화를 요구하는 극좌 정당 시리자의 도전을 물리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제금융이 이뤄진 이후 그리스 정부에 개혁 이행을 압박해온 트로이카의 태도는 그리스 국내에서 나치의 점령군에 비견될 정도였으며 유럽의회에서도 강압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U와 그리스 간 협상 사정을 잘 아는 관리들은 그리스에 제공할 채무 경감
경감 조치의 대상은 그리스의 대외 채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로존 국가들의 채무에만 적용되며 유럽중앙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채권, 차관 등은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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