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다시 초청해 면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면담이 이뤄질 경우 백악관의 시민사회파트뿐만 아니라 외교안보라인까지 참석할 수도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6일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위안부 할머니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면담한 폴렛 애니스코프 백악관 대통령 부보좌관 겸 공공업무국장은 다음 달 중으로 위안부 할머니들과 후속 면담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애니스코프 국장은 백악관에서 이옥선(87), 강일출(86) 할머니와 면담하는 동안 내내 눈물을 흘리며 할머니들의 고통스런 과거를 청취했던 인물이다.
만약 국무부 등 외교안보라인이 2차 면담에 참여한다면 그 외교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DC의 또 다른 소식통은 "백악관이 두번이나 위안부 피해자를 면담한다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미 국무부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백악관의 면담이 이뤄진 이튿날인 지난 달 31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면담했었다.
다만 이 소식통은 "추가 면담이 실제 성사될 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을 의식한 외교안보라인에서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의 추가 면담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연이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자세에는 여전히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7일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가 위안부 문제해결을 강력하게 촉구한데 대해
그는 "일본 정부는 도의적인 관점에서 아시아여성기금을 통해 총리의 사죄 편지와 위로금을 전달하는 등 위안부 피해자들의 현실적인 구제를 위해 최대한 노력해 왔다"고 강변했다.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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